‘조명가게’ 지영 기억 못한 현민, 진짜 사랑했나? 강풀 작가가 답했다[EN:인터뷰①]

박수인 2024. 12. 2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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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조명가게' 원작자이자 각본가 강풀 작가가 작품 비하인드를 전했다.

강풀 작가는 12월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원작 각본:강풀/연출 김희원) 인터뷰에서 원작을 쓰게 된 계기부터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남겼던 장면들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강풀 작가는 '조명가게' 시작 계기에 대해 "아버지가 목사님이었다.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작은 개척교회의 목사님이었다. 요즘은 중환자실 들어가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환자들이 목사님에게 안수기도 받는 게 있었다. 그때 간호사에게 '환자 분이 살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대사를 직접 들었다. 만화가를 하기 전이었는데도 그 말이 인상 깊었다. 작가 입장에서 호러는 좋은 소재다. 심령은 밝혀진 게 없으니까 창작하기 좋은 소재라 생각했다. 저는 귀신 같은 거에 겁이 없어서 접근을 해보자 했다"고 말했다.

시리즈 '조명가게' 각본 집필 시기에 대해서는 "'무빙' 촬영 중에 '조명가게'를 쓰기 시작했다. '무빙'이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무빙'이 잘 됐다고 하더라도 '조명가게'를 했을 것 같다. 만화를 할 때도 장르를 왔다갔다 했다. 하고 싶은 장르를 하는 게 제 보람이었다. 깊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다음엔 바로 '무빙2' 아니냐고 했는데 '조명가게'를 너무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극 중 현민(엄태구)이 지영(김설현)을 진짜 사랑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많이 궁금할 거다. 시청자들도 많은 추측을 할 거다. 기울어진 사랑일 수도 있고 현민은 가장 큰 사고를 당한 사람이지 않나. 바느질로 생명을 연장시켜서 기어이 살려냈으니까 다른 사람과 뭔가 다르지 않을까 했다. 기울어진 사랑일 수도 있는 거고. 그런데 제가 답하기는 싫더라. 전체 엔딩이 지영에 대한 궁금증으로 끝나지 않나. 그 재미를 내가 반감시키는 게 아닌가 했다. 배우들도 궁금해 했는데 대답을 안 했다. 나름의 생각을 하겠지 했다. 그 무엇도 틀렸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엄태구 씨에게 고맙다. 우리 드라마에 나온 캐릭터들은 지고지순하고 애달픈 사랑을 하고 있지 않나. 오히려 현민의 선택, 결말은 현실적으로 내려오지 않았나 한다. 태구 씨 입장에서는 '뭐야' 이럴 수 있지 않나. 그런데 그 역할을 너무 훌륭하게 해주셨다. 결코 현민이 지영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민이 주변을 정리하는 건 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가장 현실적인 선택일 거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고 섬망에 시달리고 있으니 (현민의) 그런 설정을 처음부터 했다. 엄태구 배우가 피폐해진 연기를 훌륭하게 잘 표현해줘서 고마운 배우다. 만약 현민 같은 캐릭터가 없다면 너무 판타지로 가지 않을까 했다"고 덧붙였다.

'조명가게'는 지난 4일 공개 후 12일간 전 세계 시청 기준 2024년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최다 시청 기록을 이뤄냈고, 디즈니+ 런칭 이후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두 번째로 최다 시청을 기록했다.

자신의 작품으로 디즈니+ 작품 중 1, 2위를 독식한 강풀 작가는 "많이 기쁘다. '조명가게' 이야기 자체가 좀 낯선 방식이지 않나. 인물 하나씩 짚고 후반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느꼈다. 1-4부까지 잘 따라와주셔야 진짜 재미를 볼 수 있을텐데 걱정을 했다. 위험한 시도일 수 있는데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시청자 분들이 따라와주시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니까 너무 다행이다. 안 되면 어떡하지 했는데 너무 다행"이라고 전했다.

부담감도 있었다고. 강풀 작가는 "'무빙'은 진입장벽이 낮지 않나. 초능력 이야기이고 액션 등 보여줄 만한 것들이 많이 있지 않나. 하이틴 멜로물도 있는데 호러물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호러물들이 귀신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부터 맥이 풀리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사람들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까 한명씩 짚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드라마가 많이 위축되고 있고 제작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쉽지 않았다. 전통적인 방식, 흥행공식과는 좀 다르지 않나. 불친절하고 회당 시점이 자꾸 바뀌고 연결되지 않는 게 있는데 4화 막바지에 하나로 맺어놓는 방식이 어떻게 보면 이런 방식을 받아준 디즈니+도 고맙다. 기획 단계도 쉽지 않았다. 만화를 그릴 때는 두려움이 전혀 없었는데 이걸 할 때는 과연 시도할 수 있을까 했는데 그래서 부담감이 컸다. 만화 때는 혼자 해도 된다는 걸 알고 독자 분들이 제 성향을 안다. 드라마는 두번째 작품이기 때문에 전개 방식에 있어서 이견도 많았고 스스로 의심도 많이 했다. 과연 맞는 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다 생각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두 번 째 각본을 집필한 소감으로는 "더 쉬워지지는 않았는데 작업방식을 좀 더 알게 된 것 같다. 이전에는 너무 세세하게 쓰고 길게 썼는데 김희원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고 알아서 해주시겠지 의존하는 부분이 많이 생겼다. 조금 적응한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쉬워지지는 않더라"고 털어놨다.

(인터뷰 ①에 이어)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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