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포비아 여전한데 ‘입주 가뭄’… 내년 전월세 더 오른다

이승주 기자 2024. 12. 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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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입주물량 11년만에 최저
올해보다 28% 줄어 26만가구
전국 전셋값 1.2% 상승 전망
전문가 “세입자 부담 늘지않게
정부 공급물량 확대 노력해야”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하며 전월세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년 전에 터진 전세사기로 빌라(연립·다세대) 기피와 전세에서 월세로 돌아서는 ‘월세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내년에 임대료까지 오르면 세입자의 이사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총 26만3330가구로 올해(36만4058가구) 대비 약 10만 가구(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4년(27만4943가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다.

이에 따라 입주물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월세 가격이 내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전세사기 여파로 전국적으로 빌라 포비아(공포)가 확대된 만큼 아파트 선호도가 커진 상황에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같은 이유로 내년 전셋값을 전국 1.2%·서울 1.7%·수도권 1.9% 상승으로 전망했다. 심지어 올해 하락한 지방도 0.1% 상승 전환을 예측했다. 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에 이어 내년 1.0% 추가 상승으로 전망했다. 김덕례 주산연 선임 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전월세 주요 층인 젊은 세대가 75만 명 수준으로 증가한 가운데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보다 아파트 선호도가 뚜렷한 상황”이라며 “입주물량 감소가 전월세 가격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 피해수습’과 ‘임차시장 안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아직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가 끝나지 않은 상황인데 내년 전월세 가격까지 추가로 인상되면 이사를 앞둔 세입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전세사기 특별법’에 따라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전일 국회에서 지난달 말까지 총 2만4668건이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됐다고 보고했다. 국토부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지원을 현재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문제는 여전히 월평균 약 2000건의 피해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전세사기 파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임대료 추가 인상으로 세입자 고통이 가중되지 않도록 공급 물량을 늘리는 정부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정부가 투기를 막겠다고 펼친 정책으로 인해 윤석열 정부 출범부터 내년 말까지 4년 동안 50만 가구의 공급 부족이 야기됐다”며 “작년부터 인허가 등 규제를 완화하고 도시정비사업을 강구하는 등 뒤늦게 나섰지만 수요 증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서 민간 공급을 위축하는 각종 규제를 해소하고 건설경기 활성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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