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사별 아내 이야기에 울컥…고개 숙인 헌법재판관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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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에서 열린 마은혁(61·사법연수원 29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장에 약 5초 동안 정적이 감돌았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마 후보자가 말을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정을 추스른 마 후보자는 "노회찬 의원께서 두 번 모두 문상을 와줬고 출판기념회에 가게 된 것은 두 차례 문상을 와준 것에 대한 답례였다"며 "법원행정처에서도 그런 점이 인정되어 '이 사안은 징계 사안이 아니'라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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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28일에 제 아버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23일 국회에서 열린 마은혁(61·사법연수원 29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장에 약 5초 동안 정적이 감돌았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마 후보자가 말을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시 숨을 고르던 마 후보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10일 후(10월7일)에 제 처가 세상을 떠났습니다”라고 말했다. 앞을 응시하던 마 후보자는 고개를 숙였고 책상 위에 올려놓았던 두 손을 맞잡은 채 다시 5초가량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김 의원은 2009년 마 후보자가 서울남부지법 판사 시절 노회찬 당시 진보신당 대표가 운영하던 연구소 출판기념회에 참여해 30만원의 후원금을 기부했다가 법원장으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은 일에 대해 물었다.
과거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 활동 이력이 있는 마 후보자는 “인민노련을 하면서 (노회찬 전 국회의원을) 알게 됐다”며 개인적인 친분이 있음을 밝혔다.
감정을 추스른 마 후보자는 “노회찬 의원께서 두 번 모두 문상을 와줬고 출판기념회에 가게 된 것은 두 차례 문상을 와준 것에 대한 답례였다”며 “법원행정처에서도 그런 점이 인정되어 ‘이 사안은 징계 사안이 아니’라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두경고는 징계가 아니”라면서도 “제가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있어서 여러 가지 살피지 못한 점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구두경고를 흔쾌히 수용을 하고 그 이후로 제 처신에 하나의 지침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2009년 11월 마 후보자는 언론관련법 처리에 반대해 2008년 말 국회 점거 농성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직자 12명의 공소를 기각했다. 그러자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은 진보 성향 인사들과 학생·노동운동을 함께했던 마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들춰냈고 “마 판사가 후원모임에 나가 후원금을 낸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런 친분관계가 공소기각 판결에 영향을 끼친 듯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 전 의원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이 사실 왜곡과 인권 침해 보도를 하고 있다”며 “사생활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기 위해선 직접적인 증거를 대야 하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몰아치기 시작하면 대단히 위험한 것이고 결국에는 사법권에 대한 상당한 침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마 후보자는 과거 인민노련 활동 이력에 대해 “근로자들의 근로 조건을 개선하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이었다”며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고 대한민국의 헌법이 규정하는 가치들, 국민주권주의나 법치주의·자유민주주의의 원리를 체득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 당직자 12명의 공소를 기각했던 것을 두고는 “당시 (함께 점거 농성을 벌인 민주당 쪽 인사들은 제외하고) 민주노동당 당직자들만 기소된 건 차별적 기소로 봤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편향성이 아니라, 저의 문제의식은 검찰권 남용을 통제해야 한다는 데서 비롯됐다”고 답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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