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가게' 김희원, 연출도 잘하는 "방탄유리" 아저씨 [인터뷰]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이거 방탄유리야"라는 영화 '아저씨'(2010) 속 단 한마디로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됐던 배우 김희원이 폼을 달리한 감독으로서 대중에게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디즈니+ 시리즈 '조명가게' 출연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김희원은 첫 연출작부터 대박을 터트렸다. 그저 "욕만 안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전전긍긍했던 그는, 전편이 공개된 후 좋은 평가가 이어지자 "참 다행"이라며 담백하게 소감을 털어놓았다.
'조명가게'는 디즈니+에서 공개 후 12일간 전 세계 시청 기준 올해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최다 시청, 디즈니+ 런칭 이후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두 번째로 최다 시청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OTT 통합 검색 플랫폼 키노라이츠에서 오늘의 콘텐츠 통합 랭킹 1위에도 올랐다. 세계 최대 콘텐츠 평점 사이트 IMDb에서 마지막 에피소드 평점은 무려 9.0까지 기록해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후세계를 배경으로 공포, 미스터리, 서스펜스, 휴머니즘 등 종합 선물 세트처럼 다양한 장르를 품고 쉴 틈 없는 재미를 안겼다.
"전편이 공개된 후 든 소감은 '참 다행이다'예요. 욕만 안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누군가는 배우 하다가 쓸데없이 영역을 침범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잖아요. 아무래도 선입견이라는 게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욕만 안 먹으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참 감사합니다."

감독으로 만난 김희원은 "감독님"이라는 호칭에 "아직 실감을 못 하겠다"라고 어색해했지만, 대화 속에서 감독의 책임을 격렬하게 껴안고 임했음이 느껴졌다. 낮과 밤, 새벽을 가리지 않고 강풀 작가와 장면을 논의했고, "연출은 책임지는 역할"이라는 일념으로 현장에서 제일 기민하게 모든 걸 살폈다. 특히 자신이 의도한 연출이 무엇인지 강풀 작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1회부터 8회까지 모든 장면을 직접 연기하며 시연했다. 그것은 강풀 작가 글의 의도를 면밀히 파고들며 작은 신 하나에도 진심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던 일인극이었다.
"배우냐 감독이냐 이것에 대한 분류보다는 김희원이라는 사람이 대중에게 어떤 재미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느냐를 늘 많이 생각해요. 원래 연출하고 싶은 생각은 늘 있었어요. 배우로 출연한 작품들에서도 '이걸 이렇게 하면 좋았겠다' 여러 연출적인 생각을 하고 그랬어요. 또 학교 다닐 때 연출을 전공했거든요. 하지만 연출이 저 혼자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동안으로 배우를 시켜주니까 열심히 배우를 했죠. 또 연출은 책임지는 역할이니까 저를 써주시는 분들의 큰 결단이 있어야죠(웃음)."
그런 그가 '조명가게'로 처음 메가폰을 잡게 된 건 디즈니+ '무빙'으로 맺은 강풀 작가와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무빙'에서 학교 선생님 최일환을 연기했던 김희원은 이를 집필한 강풀 작가에게 "제 역할이 선생님이고 애들을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서 목숨까지 걸만한 정당성이 나한테는 없다. 연기를 못 하겠다"라고 이야기했고, "일환에게 자신의 존재 이유가 부여되면 싸울 만하다"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강풀 작가는 그런 김희원의 모습에서 '조명가게' 연출로 그를 점지했다.
"'조명가게'를 선택한 건 제가 아니에요. 선택받은 거죠. 강풀 작가님이 연출가들을 많이 만나셨더라고요. 그런데 대화를 해보고 제가 좋겠다고 결론을 내신 거죠. 그래서 '왜 나였냐?'라고 물어봤어요. 그냥 표면적인 말로는 '연기를 정말 잘한다'는 게 이유라고 하더라고요. 제 생각인데 '무빙' 때 제 캐릭터는 초능력이 없었거든요. 그런 역할이 초능력자들을 상대로 목숨 걸고 싸우려면 아이들을 많이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등 인물 행동의 정당성에 대한 의견을 내서 작가님이 고쳐주셨어요. 그런 것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저는 '조명가게' 스토리를 보고서 요즘 없는 이야기라서 재밌겠다 싶어서 끌렸고요."

김희원은 강풀 작가와 시도 때도 없이 회의하며 많은 것들을 만들어가고 바꿔나갔다. 사후 세계를 현실과 비슷한 풍경으로 가져가면서도 "어느 정도 꼬는" 장치를 심으려 했고, 귀신들의 기이한 형태에 그들이 욕망했던 것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귀신이 된 혜원(김선화)이 큰 키로 등장하는 까닭도 살아생전 늘 위축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던 서사에서 착안했다.
"처음에 조명가게와 그 골목이 사후 세계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게끔 반전을 주기 위해서 일상적으로 비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너무 비슷하면 좀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사후세계의 배경을 어느 정도 꼬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귀신들의 모습도 그 인물의 서사를 반영했어요. 혜원은 늘 위축된 인물이에요. 그런데 불의의 사고를 겪고 나서 연인인 선혜(김민하)에게 '큰 사람이 되고 싶었다'라는 말을 해요. 그래서 키를 크게 했어요. 호러의 물체가 그냥 사람을 놀라게 하고 이용만 되는 게 싫어서 나름대로 그런 해석을 집어넣었죠."
김희원은 연출이 연기보다 "물리적으로는 연출이 100배 힘들다"라고 말하면서도 '조명가게' 시즌2 제안이 들어오면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 김희원은 "배우와 감독 어떤 게 저하고 더 잘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둘 다 재밌고 행복해요. 만약 배우와 감독 제안이 동시에 들어온다면 전 재밌는 걸 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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