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떼까마귀’ 피해 속출…대책 없나?
[KBS 부산] [앵커]
겨울철 우리나라를 찾아 울산 태화강 등지에 머무르는 떼까마귀 수천 마리가 부산으로까지 날아왔습니다.
안전하고 따뜻한 곳을 찾아온 걸로 보이는데, 까마귀 배설물과 소음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정윤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붉은 노을 사이로 새들이 떼 지어 날아옵니다.
전선 위로 하나둘 모여들더니 빼곡히 자리를 잡습니다.
모두 떼까마귀입니다.
[석경분/부산시 북구 : "올해 처음이에요, 올해 처음. 어쩌다 무심코 봤는데도 너무 많이 앉아 있으니까 굉장히 겁이 나더라고."]
지나가는 시민들도 흔치 않은 광경에 놀라워합니다.
["아 징그러워. 핼러윈 같다."]
지금까지 파악된 까마귀 무리는 3천여 마리.
까마귀 떼가 자리 잡은 전선 밑 인도에는 이렇게 배설물들이 가득합니다.
전선 아래를 지나는 시민들은 혹시 배설물이 떨어질까, 우산을 쓰고 다닙니다.
시도 때도 없는 울음소리에 소음 피해까지 호소할 정도입니다.
[박정자/부산시 북구 : "문을 열면 한 번씩 들려요. 깍깍 소리가 들리는데, 너무 불편해요. 어마어마해요."]
겨울이 되면 시베리아에서 우리나라 경기 남부와 울산 등지로 이동해 무리를 짓는데, 기존 서식지가 각종 개발로 훼손돼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부산까지 날아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낮 동안 햇빛의 영향으로 열기가 밤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열섬' 현상도 까마귀가 찾아온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원호/낙동강하구에코센터 연구사 : "열섬효과가 있는 지역에서 좀 잠자리를 선택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도심은 자연 상태보다는 온도가 약간 높기 때문에 겨울철 월동하기는 좋고요."]
북구가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까마귀를 쫓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
전문가들은 주민 피해를 줄이면서 새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서식지 조성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서정윤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서정윤 기자 (yu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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