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입보이, 쭉 듣고싶죠”…이정현의 응원가는 ‘소노 승전가’
11연패 끊고 연승 견인…“팀 좋아질 일만 남아”

“유어 마이 케미컬 하입 보이~♬”
고양 소노 경기장에 뉴진스의 ‘하입 보이’가 흐르면 그가 또 굿플레이를 했다는 신호다. ‘하입 보이’는 프로농구 고양 소노 이정현(25)의 응원가로 그가 활약할 때마다 등장한다. 평균 22.8득점(리그 5위)을 기록한 지난 시즌에는 체감상 경기마다 평균 수십번은 흘렀다. 23일 기준으로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득점 순위 톱10(18.4점·5위)에 포함된 이번 시즌에도 소노의 메인 테마곡처럼 흐르고 있다.
“‘하입 보이’를 응원가로 정한 재작년(2022~2023시즌)부터 기록이나 경기력이 좋게 나왔어요. 팬들도 저와 어울린다고 하고. 은퇴할 때까지 사용하고 싶어요.(웃음)” 지난 20일 고양 소노 경기장에서 한겨레와 만난 이정현이 하입 보이(멋진 소년)처럼 해맑게 웃었다.
그만큼 꾸준히 잘하고 싶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 한국농구연맹(KBL) 시상식 5관왕으로 돌풍을 일으켰다면, 이번 시즌에는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묵직함이 더해졌다. 성적에서도 정신력에서도 이정현의 존재는 중요해졌다. 소노는 김승기 감독이 선수 폭행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고, 그 피해자였던 김민욱 선수가 학교 폭력 가해자가 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11연패까지 빠졌었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채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이정현은 책임감과 미안함 등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빨리 복귀해서 연패를 끊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부상으로 쉬는 동안) 모든 경기를 챙겨봤는데, 제가 직접 뛰는 것처럼 손에서 땀이 나더라고요.”

“이정현이 오면 달라질 것”이라며 팬들은 계속 그를 찾았다. 이정현이 복귀(13일 서울 삼성전)하고 세번째 경기(18일 수원 KT전)에서 소노는 거짓말처럼 연패를 끊었고, 21일 삼성전에서도 승리하면서 23일 현재 2연승 중이다. 정작 그는 팀의 주전으로서 복귀전에서 연패를 끊지 못한 데 아쉬움을 느끼는 듯 했다. 복귀일이 다가오면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됐다고 한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결국 이정현이 해결하면서 ‘이정현의 활약=소노 승리’라는 공식은 또다시 성립됐다. 이정현은 시즌을 앞두고 “(나는) 승부처에서만 중심이 되겠다.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고 바랐지만, 소노가 반등하려면 여전히 그가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한다. “제가 한 발 더 뛰고 초반이든 중반이든 마지막이든 끝까지 책임을 져야 팀의 승리와 한 발짝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하고 그럴 각오로 뛰겠습니다.” 그는 “제가 미끼가 되어 다른 선수들이 쉽게 득점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경기 운영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이번 시즌 12경기에서 33분26초를 뛰었다. 2021~2022(23분26초) 데뷔 이후 매 시즌 30분 넘게 코트를 누비고 있다. “경기를 뛸 때는 재미있어서 힘든 줄 모르는 것 같아요. 신인 때 벤치에 있을 때도 많았기 때문에 뛰고 싶어도 못 뛰는 느낌을 알아서 출전 시간이 많은 것에 불만은 없어요. 부상 위험도가 높아지는 건 걱정이지만.”

지난 시즌을 거치면서 경기 중 자신이 어떤 상태일 때 공격을 쉬면서 체력을 아껴야 하는지를 깨우쳤다고 한다. 코트 밖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 “경기나 연습이 끝나면 집에 가서 침대에 누워만 있어요.(웃음) 루틴이 운동 끝나고 밥 먹거나 사우나에 갔다가 집에서 쉬는 거죠. 시즌 중에는 밖에 거의 안 나가요.” 유튜브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런닝맨’” 등을 아무 생각 없이 보면서 경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내려놓기도 한단다. 출연은?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웃음)”
이정현은 “소노는 이제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했다. 당장은 소노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다. 시즌 개인 욕심은 “없다”지만, 팀이 높은 곳에 오르려면 이정현의 기록도 잘 나와야 한다. 내친김에 외국인 선수도 다 제치고 이번 시즌 득점 1위는 어떨까? 고양의 하입 보이가 이번에는 크게 웃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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