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공관위원장에 말할게” 명태균 ‘황금폰’ 속 尹육성
尹의 그간 해명과 배치되는 증거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의 이른바 ‘황금폰’에서 윤 대통령과 명 씨가 통화한 녹취를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당 녹취에는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내가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라고 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윤 대통령이 2022년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직접 부탁한 증거를 검찰이 확보했다는 의미다.
◇尹 "윤상현 공관위원장에게 얘기할게" =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현 차장검사)은 명 씨의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공천 개입 정황을 보다 뒷받침할 만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명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쯤 윤 대통령과 2분 30초, 30여 분 뒤에 김건희 여사와 1분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건의 통화 모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관한 논의가 핵심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통화 다음날 김 전 의원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경남 창원의창구 공천을 받았다.
검찰이 추가로 확보한 해당 통화 녹취에서 윤 대통령은 "당에서 중진들이 자기들한테 맡겨 달라고 하더라. 내가 말을 세게 했는데"라고 하자, 명 씨는 "박완수 의원과 이준석, 윤상현도 다 (김영선 공천을) 해주려 한다. 그런데 윤한홍, 권성동 의원이 (공천을) 불편해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윤 대통령은 "나한테 특별한 얘기는 안 하던데"라고 했고, 명 씨는 "한 말씀 드리면 경남에 여성 국회의원이 없었다"며 읍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알았어요.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윤상현이)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 나타났던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 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등 발언에는 빠져있던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다.
특히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은 그간 윤 대통령 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지난달 7일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누구를 공천 줘라, 이런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며 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그 당시에 (보궐선거)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고 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여사 "당선인이 지금 전화했다" = 검찰은 같은 날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인(윤 대통령)이 지금 전화했다"며 명 씨를 다독인 녹취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와 명 씨 사이 통화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통화에서 김 여사는 "권성동, 윤한홍 의원이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반대하는 거죠?"라고 물은 뒤 "걱정하지 마세요. 잘될 거예요"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 씨는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내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뵙겠다"고 전화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여론조사 보고서 尹에게 전달 = 명 씨는 지난 대선 때 만든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일명 명태균 보고서) 파일도 당시 윤 대통령 후보 부부에게 대선 경선 당시인 2021년 10월쯤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명 씨가 "비공표 조사를 대통령한테 준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정황이다.
특히 명 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국민의힘 당내경선 책임당원 5044명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비공표 조사여서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라고 했고 윤 대통령은 "(이 응답자들 나중에) 홍준표한테 가는 거 아냐?"라고 되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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