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시킨다”며 성착취…‘동물심리상담가’의 두 얼굴

(이해했어?) 이해했습니다.
-성 착취 피해 여성 감시용으로 사용된 '홈캠'에 찍힌 가해 남성의 대화
식탁에 앉아 손가락질하는 40대 남성 박 모 씨. 여성은 알몸으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박 씨의 말을 듣고 있습니다.
"음악을 가르쳐 주겠다"며 여성에게 접근했지만, 여성에게 펼쳐진 건 '성범죄 지옥'이었습니다. 두 달가량 집에서 성관계를 강요하고, 흉기로 폭행을 일삼기도 했습니다.
박 씨는 범행할 때마다 "신께서 시킨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본인이 신과 하나가 된 듯 심리 지배를 일삼던 박 씨의 직업은 '동물심리상담가'였습니다.
■음악 가르쳐 주겠다더니…"신께서 옷 벗으라고 한다"

박 씨는 울산 동구에서 작은 '음악 모임'을 운영하는 음악 강사이기도 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친목을 다지고, 노래 봉사도 다녔습니다. 대부분 50~60대 중장년이었지만, 여성은 음악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박 씨에게 향했습니다.
박 씨는 이 마음을 악용했습니다. "넌 나에게 노래를 배워야 하고, 집에서도 독립해야 한다"며 여성을 압박했습니다. 독립은 어렵겠다고 얘기했지만, "네가 나에게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네 사정에 맞추어야 하냐?"며 자기가 사는 옆집으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독립을 시작한 8월부터 박 씨는 여성에게 심리 조종을 시작했습니다. 성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치부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지난 10월부터는 여성에게 직접적인 상해와 성폭행을 일삼기 시작했습니다.
박 씨는 범행하는 내내 "신께서 옷 벗으라고 한다", "신이 시킨 일이다"라며 "귀신을 빼기 위해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잘못했습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폭행을 일삼기도 했습니다. 여성은 집에서는 박 씨와 박 씨의 아내에게 종일 마사지를 해주고, 집안일하는 등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가족 다 죽이겠다"…빠져나오지 못한 '성범죄 지옥'
"(폭행 피해로) 얼굴 퉁퉁 부은 상태에서, 거절할 그런(방법 같은) 것도 없었고, 거절하면 다 죽는다니까…죽기 싫어서…"
-성 착취 피해 여성
박 씨가 여성의 가족들을 이용해 협박을 일삼았기 때문에, 여성은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너는 부모를 폭행하고 성관계 한 죄인"이라고 말하면서, "범행을 일삼은 네 친부모를 죽여야겠다"고 협박했다고 합니다.
또 "아버지를 상대로 '왜 나와 성관계했어?'라는 문자를 보내라"고 강요하고, "어머니를 상대로는 '엄마, 아빠와 모든 사람을 폭행하고 다녔다'라고 말하라"고 강요했습니다. 문자를 받은 부모는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고, 여성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성 착취가 두 달째 이뤄지던 지난 11월 24일, 분리수거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여성을 어머니가 발견했습니다. "얘기 좀 하자"며 여성을 붙잡았지만 여성은 무서워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눌 때 삼촌, 엄마가 함께 와 '잘못된 일'이라고 호소하자 여성은 마침내 "박 씨가 잘못된 사람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합니다. 집을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고, 박 씨는 체포됐습니다.
■"사람, 동물, 환경에 관심"…두 얼굴의 '동물심리상담가'

박 씨는 반려동물 행동 복지학 박사 과정까지 밟은 '동물심리상담가'입니다.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찾아주는 일도 했고, 아내와 함께 동물 보건 행동학과 관련한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SNS 계정에는 '소년 소녀 가장 돕기 자선 공연'을 하겠다고 동참을 촉구하기도 하고, '사람, 동물, 환경'에 관심이 있다며 '유기 동물 구하기'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열기도 했습니다.
박 씨는 범행 이후 음악 모임에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며 모임을 나갔습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박 씨를 유사 강간, 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아내도 방조 등의 혐의로 함께 송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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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수 기자 (veryjh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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