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면 새 궤변…권성동號 어디로 가나
"계엄 해제 참여 안한 민주당 의원 내란공범" 적반하장도
한동훈 쫓아냈지만 비대위 구성 두고 당내 '주도권 싸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국민의힘은 사과와 반성은커녕 매일같이 억지 주장과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잘못됐다고 말은 하면서도 실제 탄핵은 반대하는가 하면, 대통령 권한대행이 법률안 거부권(재의요구권)은 행사할 수 있다면서도 헌법재판관 임명권은 행사할 수 없다는 식이다. 국정 운영 권한을 입맛대로 해석하는 셈이다.
심지어 12.3 내란 사태 당시 계엄 해제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야당 지지자들의 국회 봉쇄 때문이라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계엄 해제에 참여하지 않은 야당 중진 의원들을 '내란죄 공범'으로 고발하겠다는 적반하장 식의 물타기 공세까지 서슴없이 하고 있다.
게다가 이 와중에도 당내에선 서로 당권을 갖겠다고 사심(私心)만 쏟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대안도 없이 한동훈 전 대표를 쫓아내더니, 주도권 싸움으로 비상대책위원회조차 제대로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다.
與 "한덕수 탄핵은 대통령 기준 따라야"…입법조사처 "아니다"
이어 "야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직무집행에 대한 책임을 묻는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며 "국회는 이에 따라 대통령 탄핵 소추에 준하는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서 한 권한대행이 내란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탄핵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미리 방어 논리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 탄핵이 국무총리 탄핵보다 의결정족수 기준이 더 높다는 점을 이용, 권한대행 또한 대통령에 준하는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야당은 한 권한대행의 국무총리 시절 행위에 대해서만 문제 삼겠다는 입장이다. 기작성된 탄핵소추안에는 한 권한대행이 총리 시절 12.3 내란에 동조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한 권한대행이 총리 시절 내란에 가담했다는 게 주된 탄핵 사유임에도, 국민의힘에서는 이를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으니 대통령 수준으로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셈이다. 선출직과 임명직의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 또한 "대통령 권한대행이 총리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중에 탄핵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 발의 및 의결요건이 적용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이론이 없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與 "권한대행, 법률 거부권은 가능…헌법재판관 임명권은 불가"
권 권한대행은 지난 20일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중에는 국가 원수의 권한이 있고 행정부 수반의 권한이 있다. 장관 임명권이나 법안 재의요구권은 행정부 수반의 권한"이라고 했다.
이어 "대법관이나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 헌법기관을 구성하는 권한은 국가 원수의 권한"이라며 "국가 원수의 권한 행사는 직무정지 중에는 불가능하고 대통령 궐위 뒤에는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수 헌법학자들은 대통령의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형식적 권한'으로 보면서 한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권 권한대행은 또 "국회는 탄핵소추인이 됐다. 국회가 소추인이 된 이후 소추안에 대한 재판 주체인 헌법재판관을 정하는 것은 법적 공정성의 훼손"이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 여야간 합의를 거쳐 헌법재판관 선출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국민의힘 몫으로 조한창 후보자를 추천하기도 했는데,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 진행에 본인들이 동의해놓거도 이제와 말을 뒤집는 셈이다.
이밖에도 중진인 나경원 의원은 12.3 계엄 해제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로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국회 경내가 모두 포위돼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최형두 의원의 경우 "그날 국회 회의장에 달려오지 않았고 근처 어디에서도 있었다는 증거가 없는 민주당 중진들을 내란예비음모·내란공모죄로 고발하겠다"고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원톱? 투톱?…이 와중에 주도권 싸움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도 당내 주도권 싸움 때문에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차기 비대위가 이를 진두지휘하는데, 대선 경선 룰 등 주요 사안에 키를 쥐게 되기 때문이다.
당초 내부에선 권 권한대행의 '원톱 체제'가 거론됐지만, '도로 친윤(親尹)당'이란 비판이 나오면서 '투톱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나경원·권영세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권 권한대행이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인원이 제게 원톱으로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전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다시 원톱 체제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를 두고 당 위기 상황에서 '선당후사' 해도 모자릴 중진급 의원들이 개인 욕심만 앞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4일 오전에야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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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sm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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