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급증'vs범용 '주춤'…메모리 양극화에 긴장하는 삼성·바쁜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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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과 범용(레거시)제품으로 나뉘어 양분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들에도 각각 상반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최신 HBM 시장을 독점하면서, 삼성전자가 그 뒤를 추격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메모리 수요가 HBM 등 첨단 메모리에 집중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HBM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어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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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과 범용(레거시)제품으로 나뉘어 양분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들에도 각각 상반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최신 HBM 시장을 독점하면서, 삼성전자가 그 뒤를 추격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메모리 수요가 HBM 등 첨단 메모리에 집중될 전망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 내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8%에서 올해 21%, 내년엔 34%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내년 2분기부터는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초과 수요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전세계 기업들이 AI(인공지능) 솔루션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AI용 선단 반도체 제품들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반대로 IT(정보기술) 제품 등 범용 메모리 제품이 주로 쓰이는 전방 산업에 대한 소비 심리는 크게 회복되지 않는 눈치다. 여기에 더해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등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저가 경쟁력을 앞세워 출하량을 늘리면서 수익성까지 악화 중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범용 메모리인 DDR(더블데이터레이트)4 8Gb(기가바이트)의 평균 고정거래가는 한달만에 20.6% 떨어진 1.35달러였다. 지난 6월 2.1달러에서 4개월만에 36%가 떨어졌다.
대부분의 메모리 수요가 HBM에 몰리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곧 국내 메모리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살아남기 위해선 HBM 등 첨단 분야 메모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는 HBM이 D램 주류 제품으로 자리잡으며 날개를 달았다. 현존 최고 사양 제품인 HBM3E(5세대)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최대 HBM 구매자인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다. HBM3E는 내년도 HBM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2E(3세대)때부터 엔비디아향 HBM물량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엔 HBM 물량을 더욱 늘려 엔비디아 외에도 다른 고객사들의 주문까지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M7(매그니피센트7 :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에서 모두 찾아와 HBM 맞춤형 제작을 요청했다"고 지난해 8월 말했다. 올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전해지는데, 내년엔 이 비중이 더 커질 예정이다.
반면 아직 엔비디아로부터 HBM3E 퀄(품질)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삼성전자는 사정이 다르다. 범용 D램의 비중이 높아 가격 하락에 취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초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대중국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히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점유율은 각각 50%와 40% 정도인데, SK하이닉스는 현재로선 대부분이 엔비디아향이다. 삼성전자는 구세대 HBM을 양산해 중국으로 보내는 비중이 높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HBM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어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는 HBM4(6세대)에서 승부를 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와의 로직다이 협력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D램 최선단 공정인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기반으로 HBM4를 양산한단 계획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HBM4는 모두 10나노급 5세대(1b) 기반이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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