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아일릿 안무 표절 판가름할 기준 나올까

고경석 2024. 12. 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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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 저작권을 정식으로 인정받은 드문 사례다.

앞서 지난 2011년 걸그룹 시크릿의 '샤이 보이' 안무를 제작한 안무가 박모씨가 자신의 안무를 사용한 댄스 학원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며 저작권을 인정받은 적도 있지만 실제로 안무 창작자가 저작권을 갖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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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문체부·저작권위원회, 안무 저작권 보호 방안 발표
올 초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는 모회사인 하이브 산하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위)의 안무가 자신이 제작한 그룹 뉴진스의 안무를 모방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10월 듀오 클론의 강원래는 안무가로서 KB금융그룹의 광고 영상에 사용된 ‘꿍따리 샤바라’ 안무 저작권자로 인정받았다. 안무 저작권을 정식으로 인정받은 드문 사례다. 앞서 지난 2011년 걸그룹 시크릿의 ‘샤이 보이’ 안무를 제작한 안무가 박모씨가 자신의 안무를 사용한 댄스 학원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며 저작권을 인정받은 적도 있지만 실제로 안무 창작자가 저작권을 갖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난 7월 한국안무저작권협회가 국내 안무가 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저작권위원회에 안무 저작물을 등록한 경험이 있는 안무가는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K팝 산업의 눈부신 성장 속에서도 안무가들이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초 안무저작권협회가 출범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협회가 23일 안무 저작권 보호 방안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첫발을 내디뎠다.

연구를 수행한 김찬동 저작권위원회 법제연구팀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열린 안무 저작권 보호 방안 발표회에서 "안무 저작자 결정이 어렵고 저작권에 대한 안무가들의 인식이 낮다"는 점을 안무 저작권을 보호하기 어려운 주요 요인으로 꼽으며 "저작권자를 어떻게 특정할 것인지 업계 내부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등록시스템 유형 분류 개선을 통한 안무저작권 등록 활성화 △안무가 단체의 기준 설정 △안무 계약 관행 개선을 위한 공정한 기준 제시 △안무 저작권집중관리단체 설립 등을 제안했다.

리아킴 한국안무가협회 회장(맨 오른쪽)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열린 ‘안무 저작권 보호 방안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

"안무 저작권 지나치게 확대되면 K팝 커버댄스, 안무 챌린지 위축될 수도"

안무는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 보호 대상이지만 K팝 안무와 관련한 저작권은 최근에야 논의되기 시작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안무 저작권 관련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창작자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실제 사례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승기 변호사는 “해외에서도 안무에 대한 저작권은 있지만 관련 소송이 드물기 때문에 유엔 산하 기관도 국내에서 K팝 안무 저작권과 관련해 진행되는 것을 흥미롭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 초 하이브 산하 서로 다른 레이블 소속 걸그룹인 뉴진스와 아일릿의 안무 유사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안무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안무 저작권 관련 협회와 학회도 잇달아 출범했다. 다만 K팝 안무 저작권이 지나치게 확대되면 창작이나 일반 이용자들의 접근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인철 상명대 교수는 “이용자 권리와 저작권자 권리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내년 초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내놓을 예정이다. 유명 안무가이자 안무저작권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리아킴은 기획사와 안무가 간 공정 계약, 저작권 교육 및 인식 개선, 법적 보호 장치 강화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표준계약서가 나오면 안무 창작자들과 기획사들 간의 계약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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