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사직·사직…대통령실 ‘대탈출’

조형국 기자 2024. 12. 2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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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후 대통령실 사직 인원 파악해 보니
‘병무청 공직자 병역사항 열람’ 결과 한 달 새 선임행정관 등 최소 16명 용산 떠나
퇴직자 절반 올해 근무 시작한 인사…9월 입성해 ‘두 달 근무’ 후 그만둔 공무원도

대통령비서실에서 최근 한 달 사이 선임행정관·행정관급 직원 최소 16명이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실 사직 인원이 파악된 건 처음이다. 전산상 사직 처리가 완료된 시점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대통령실을 떠난 직원 수는 더 많을 수 있다.

경향신문이 23일 병무청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 열람’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달 15일부터 이날까지 최소 16명의 3~4급, 일반임기제·별정직 고위공무원과 부이사관·서기관급 직원이 대통령실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달 15일까지는 대통령실에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날 기준 재직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퇴직자 16명 중 절반은 올해 대통령실에서 근무를 시작한 사람들이었다. 이는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을 공개하는 전자관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4급 행정관 김모씨(41)는 지난 3월 발행된 전자관보에 이름이 실렸는데 올해 1월 이후부터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인물로 추정된다. 공개 대상자의 병역사항을 신고받은 기관장은 1개월 이내 이를 병무청에 통보하고, 병무청은 통보를 받은 후 1개월 이내 이를 관보·홈페이지에 게재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에도 병역의무가 없다는 식으로 게재된다.

별정직 고위공무원인 조모씨(62)·오모씨(40) 등은 올해 5~6월 전자관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 선임행정관에서 물러났다. 4급 상당 행정관 인모씨(41), 김모씨(35), 신모씨(43) 등도 올 하반기 대통령실에 발령받았으나 지난달 15일 이후 사직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부터 대통령실에서 일해온 3급 행정관 김모씨(44)도 최근 한 달 사이 재직자 명단에서 사라졌다. 같은 시기 정부에서 파견된 공무원들도 대통령실을 떠났다. 지난해부터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편모 부이사관(52)과 이모 부이사관(52), 정모 서기관(49), 조모 기술서기관(49) 등이 지난 15일 이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9월 관보에 게재된 김모 서기관(40)은 퇴직자 중 가장 최근에 대통령실에 들어간 인물로 근무기간이 가장 짧았다. 부처 공무원의 경우 개인 의사와 무관하게 행정부처 인사 명령에 따라 거취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2022년 대통령비서실에 근무하는 4급 이상 공직자 명단을 최초 보도한 이후 계속 추적해왔다. 2022년 10월 이후 추적·기록해온 대통령실 4급 이상 직원 명단(비서관급 제외)을 보면 총 157명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했고, 이 가운데 79명이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몇명이 대통령비서실을 떠났는지 전혀 모른다”며 “인사에 관해선 언론 취재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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