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주총 한 달 앞… 막판 승기 잡을 비장의 카드는

최유빈 기자 2024. 12. 2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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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측, 주주 친화·권익 보호로 '기관·소액투자자' 표심 잡기 총력
고려아연은 내년 1월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및 정관 변경의 건을 처리한다. /사진=뉴시스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가 막판 승기 잡기에 나섰다. 양측의 지분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관투자자와 소액투자자의 선택이 성패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23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다. 고려아연 경영진이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던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소수주주 보호 규정 신설 ▲분기 배당 도입 ▲발행주식의 액면분할 등을 추진한다. 이사회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이사 수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주주 유미개발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도 임시주총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앞서 MBK·영풍 측이 제안한 집행임원제도 도입과 14명 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상정됐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MBK·영풍 등 주주가 제안한 '집행임원제' 도입 방안에 대해 집행기능의 책임 및 전문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 강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의도와 상관없이 안건을 수용키로 했다.

고려아연과 MBK·영풍은 지난 20일 주주명부가 폐쇄되면서 임시추종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공개 주주 서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등 각종 캠페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지분율을 놓고 비교하면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앞선다.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고려아연 지분 7.82%를 확보했다. 기존 영풍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 33.13%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0.02%를 더하면 총 지분의 40.97%를 보유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 측 지분율은 17.50%로, 우호 세력(베인캐피탈·현대자동차·한화·LG화학·트라피구라·모건스탠리·조선내화) 지분까지 합하면 약 34.35% 수준이다.

지분율 차이에 대한 우려에도 최 회장 측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지난 20일 사내 공지를 통해 "고려아연은 상대의 움직임을 이미 예측·파악하고 충분한 대응 준비를 해왔다"며 "많은 분의 도움과 여러분들의 헌신에 힘입어 굳건한 승리의 원동력을 마련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지분 경쟁 승패는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판단에 달렸다. 국민연금은 9월 말 기준 고려아연 지분 7.48%를 보유 중이었다.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차익을 위해 일부 지분을 정리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 지분율은 현재 4~5%로 추산된다.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양측은 각종 대응책을 내놨다. MBK·영풍은 업무 집행 전담 임원을 두는 '집행임원제도'를 내세웠다. 최 회장 측은 소수주주 다수결제(MOM)와 본인의 이사회 의장직 사퇴를 공약했다.

장외 경쟁도 치열하다. 고려아연은 MBK의 주요 경영진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MBK의 주요 임원이 외국 국적을 보유한 만큼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산업기술보호법상 외국인 투자 제한 규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MBK는 고려아연 인수를 추진하는 투자 주체인 'MBK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가 국내법인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 임직원들도 회사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힘을 보탰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지난 19일 문병국 위원장이 국회를 방문해 이학영 부의장을 면담했다. 노조는 '투기자본 MBK의 고려아연 적대적 M&A 중지 촉구 건의서'를 전달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7월 발의한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노조는 건의서를 통해 "노동운동이 MBK 같은 '투기자본의 먹튀 행위'를 더이상 외면해선 안 될 것"이라며 "MBK는 그간 사례를 보더라도 자본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일자리를 빼앗는 '나쁜 자본'"이라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고려아연과 MBK·영풍이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지정과 금융당국의 금산분리 지적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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