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망 보고서, 올해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박지은 2024. 12. 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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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영연구원이 통상 연말에 발표했던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올해는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경영연구원은 통상 12월 셋째주에 공개해 온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를 올해는 외부에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LG경영연구원이 내년 전망을 발표하지 않기로 하면서 주요 그룹 민간경제연구소 중 보고서를 낸 곳은 현대경제연구원이 유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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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영연구원, 거시경제 보고서 그룹 내부만 공유키로
그룹 민간경제연구소 가운데 현대경제원만 보고서 내
삼성글로벌리서치 등 오래전부터 경제전망 발표 안 해
"정치 불안 등 보고서 담긴 객관적 요소 오해 사는 탓"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LG경영연구원이 통상 연말에 발표했던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올해는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경영연구원은 통상 12월 셋째주에 공개해 온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를 올해는 외부에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이 보고서는 그룹 내부에만 공유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을 앞둔 가운데 국제 질서에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데다, 국내에서는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뒤 탄핵 정국이 이어지고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등 정국 불안이 이어지는 탓으로 풀이된다.

LG그룹 트윈타워 전경. [사진=LG]

LG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원래 시기를 딱 맞춰서 보고서를 내진 않았다"며 "이례적인 상황이 있을 땐 시기를 조절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안 내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G경영연구원이 내년 전망을 발표하지 않기로 하면서 주요 그룹 민간경제연구소 중 보고서를 낸 곳은 현대경제연구원이 유일하게 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계엄 사태 닷새 후인 지난 8일 '한국경제 수정전망' 보고서를 내고 내년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1.7%로 제시했다. 이 수치는 같은 연구원이 지난 9월에 낸 2.2%보다 0.5%포인트(p)나 낮은 것이다.

국내 최대 민간 경제연구소인 삼성글로벌리서치를 비롯해 SK경영경제연구소·HMB경영연구원·롯데미래전략연구소·포스코경영연구원 등 주요 그룹 경영경제연구소는 외부에 경제 전망을 발표하지 않은지 꽤 오래됐다.

연구소 명칭에서 '경제(經濟)'도 떼는 추세다. 삼성글로벌리서치는 1991년 삼성경제연구소(SERI)로 설립됐지만, 2022년 명칭을 바꿨다.

LG경영연구원도 같은 해 LG경제연구원에서 경영연구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나라 경제보다 그룹 '경영'(經營)에 필요한 연구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LG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 내년 전망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지난 2022년에 LG경제연구원에서 LG경영연구원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거시 경제보단 내년 LG 경영 관련 부분에 더욱 집중하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민간 경제연구소에서 내년도 경제 전망을 발표하기는 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부담이 있는 환경 때문이라는 하소연도 있다.

LG경영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5일 '2024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23년 1.3%에서 2024년 1.8%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이는 국내외 주요 경제 전망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보수적인 수치였다.

4대그룹 한 관계자는 "과거 그룹 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경제 전망이 적중하고, 정부가 발표한 수치는 틀린 적이 적잖이 있었다"며 "그런 그룹은 그 후부터 경제전망을 외부에 발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기관들보다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면, 원인 부분에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 담지 못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라며 "이런 내용은 괜히 정부를 자극하거나 공격하는 소재로 쓰일 수 있어 민간 기업이 발표를 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내년 경제 정책 운용의 틀을 담은 경제 정책 방향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올해까지 2%대 성장률을 발표해온 정부지만, 내년엔 1%대로 성장률을 낮춰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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