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삼수’ 한 달 남은 케이뱅크, 업비트가 양날의 검?
21배 늘어난 예치금 이자 변수…수익률 예전만 못 해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케이뱅크의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0월 상장 계획을 철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세를 타며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공생하고 있는 케이뱅크가 코인 '불장' 속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업비트 예치금 이자 등을 감안하면 성장에 부정적이란 시각도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2025년 1월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6개월 간 유지되는 상장 예비심사 효력이 내년 2월28일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그 전에 상장을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 첫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 받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IPO 시장 침체 등 외부 요인으로 2023년 2월 상장을 한 차례 철회했다. 올해 8월 두 번째 상장 예비심사를 받고 10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까지 진행했지만 다시 한 번 상장을 철회하기로 했다. 기업 가치가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비해 과도하게 산정되면서 충분한 투자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실패를 토대로 공모 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엔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여건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올해 IPO 시장은 상반기 활기가 돌았지만, '최대어'로 불리던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한 이후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얼어붙은 투심이 회복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 시장 활황에 따른 간접효과 만큼은 케이뱅크에 긍정적인 요소다. 케이뱅크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실명 계좌 서비스 제휴를 맺고 있다. 업비트 이용자들이 원화로 가상자산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케이뱅크 계좌를 개설하고 돈을 예치해야 하는 구조다. 케이뱅크는 이 돈을 대출을 제외한 자산으로 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비트코인이 랠리를 이어가면서 국내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인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억4500만원대 안팎을 오가고 있다.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한 지난 10월에 비해 1.7배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자산인 알트코인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에 힘입어 눈개 가장자산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던 업비트의 점유율은 78%까지 뛰었다. 업비트 예치금이 케이뱅크의 수익원 중 하나인 만큼 가상자산 시장의 높아진 인기가 케이뱅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계좌에서 입출금이 발생할 때마다 받는 수수료인 '펌뱅킹 수수료'도 받는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펌뱅킹 수수료가 연간 영업수익(287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3%(295억원)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는 대환대출 등으로 수익원이 다각화하면서 비중이 1%대까지 줄어들었지만, 올해 업비트 점유율이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쏠쏠한 수수료를 챙길 것으로 추정된다. IPO를 앞두고 수익성 등 몸집을 불려야 하는 케이뱅크로선 가상자산 시장 호황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업비트 의존도 커지면 양날의 검
가상자산의 인기가 케이뱅크에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케이뱅크의 높은 업비트 의존도는 과거부터 양날의 검으로 꼽혀왔다. 특히 지난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으로 예치금 이자율이 오르면서 업비트로부터 뚜렷한 반사이익을 얻긴 더 어려워졌다.
그간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치금에 대해 연 0.1%의 금리를 적용해왔다. 그러나 법이 시행되면서 예치금 금리가 2.1%로 21배 늘어났다. 지난 8월말 기준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은 3조8000억원 수준으로, 케이뱅크가 감당해야 하는 이자비용은 연간 8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가상자산 거래량이 높아진 만큼 케이뱅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치금을 국공채,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화가 빠르게 가능한 안정적인 운용처에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 3% 수준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 시행 전까지 예치금 운용 수익은 모두 케이뱅크 몫이었지만, 이젠 비용이 대거 발생하면서 운용수익률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비트 예치금 3조800억원에 2.1%를 이자로 주게 되면 867억원이 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면 케이뱅크의 반기 수익을 다 줘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꼬집었다.
케이뱅크는 운용 수익이 감소할 수 있지만 대출 포트폴리오 확장 등으로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3분기까지 케이뱅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22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내년 상장에 성공하면 중소기업대출 시장 등을 해 성장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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