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건설적인 재정 역할 마다하지 않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경제단체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3일 “건설적인 재정의 역할을 결코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6단체장 간담회’에서 향후 예산안 집행과 관련해 “최근 확정된 내년 예산안을 최대한 빨리 배정하고 있고, 내년 1월 1일부터 즉각 시행에 들어가 상반기 전체 예산의 75%가 투입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의 경제현황과 정부의 대응상황을 경제계와 공유하고, 경제6단체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기업의 경영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 권한대행은 먼저 “대내외적 리스크로 기업인들이 마음놓고 활동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며 “지금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총리로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 권한대행은 직무대행 체제 전환 후 조 바이든 대통령 및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통화한 데 이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도 접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권한대행은 “EU 집행위원장과 연락하려고 하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경제단체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그는 “아무쪼록 우리 기업들이 이럴 때일수록 더 과거에 어려움을 극복하셨던 그러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달라”며 “저희 정부로서도 모든 힘을 다해 우리 기업들이 활동을 제대로 하고 우리 경제가 계속 발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진작을 위한 음식업계 현장 시찰 계획도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내수가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정부도 그렇고, 기업도 최대한 연말연시에 하려고 했던 행사를 계획대로 추진해줬으면 좋겠다”며 “26일 저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수의 핵심인 여러 음식업계에도 방문해 저녁 식사를 하려고 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정 협의체 진행 상황과 관련해 한 권한대행은 “정치권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국회의장과 저, 그리고 양당의 대표가 참석하는 여야 협의체를 26일에 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 권한대행은 “헌법과 법률을 지키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현재의 대행 체제의 근본은 헌법과 법률을 충실히 지켜 우리나라가 법치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에 강한 나라로 분명히 다시 각인이 되는 것”이라며 “또 우리의 정책 결정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 되도록 정책 간의 일관성이라든지 정합성 이런 것들을 계속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어려웠을 때마다 저는 한가지 확신이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기업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 주셨고, 그것이 우리나라 어려움 극복의 바탕이 됐다”며 “아무쪼록 각 회원들이 결코 용기를 잃지 않고, 정말 실시간으로 소통해 가면서 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도록 회장님들께서 더 노력을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경제단체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호준(왼쪽부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한 대통령 권한대행,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2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인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무역 영향 대비와 첨단 산업 지원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최태원 회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에 대비해 정부의 외교채널을 통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며 “제적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신경써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손경식 회장도 “어려운 시기일수록 멀리 내다보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반도체, 미래차, 이차전지 같은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며, 이외 다른 업종에 대해서도 임시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같은 방안을 통해 지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기문 회장은 “기존에 발표한 경제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중요하다. 금융기관의 소극적 대출로 인한 기업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응해 민관 소통채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류진 회장은 “민간이 함께 원팀으로 미국의 새로운 통상정책에 공동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우리의 성장동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정부가 첨단산업 경쟁력 회복에 필요한 지원을 차질없이 해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