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1명 늘릴때 청년고용 2명 줄어… 기업부담·세대갈등 증폭[‘연공형 정년연장’ 안된다]

이근홍 기자 2024. 12. 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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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가입 기간을 높이는 식의 국민연금 개혁 방안과 맞물려 정년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새해에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채 연공급제 기반의 정년연장 제도를 강행하면 오히려 계층·세대 간의 양극화 문제를 부추기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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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공형 정년연장’ 안된다 - (上) 청년층 일자리 위축 우려
현 임금체계속 정년연장 확대땐
고학력·남자·정규직에 혜택집중
임금부담 전적으로 기업 떠안아
청년 채용 급감 ‘악순환’ 불가피
부작용 없는 제3의 방식 찾아야

의무가입 기간을 높이는 식의 국민연금 개혁 방안과 맞물려 정년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새해에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채 연공급제 기반의 정년연장 제도를 강행하면 오히려 계층·세대 간의 양극화 문제를 부추기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노동시장 양극화와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갈등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제3의 정년연장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노조가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 근로자’와 ‘노조가 없는 3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월 임금은 각각 473만 원과 247만 원으로 격차는 52.2%에 달한다. 평균 근속연수도 유(有)노조·대기업·정규직은 13년, 무(無)노조·중소기업 근로자는 4.3년으로 33.1% 차이가 난다. 현행 60세에서 정년연장 기준연령이 확대될 경우 이와 관련한 혜택은 ‘고학력·남성·300명 이상 기업·공공부문·노동조합이 있는 기업의 정규직’ 부문에 집중돼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가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정년제도와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60세 정년 의무화의 한정적 효과를 평가하며 “중소기업 80%는 사람을 구할 수 없어 정년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공공부문·대기업·노조가 있는 사업장 등 일부 계층에만 혜택이 주어졌다”는 취지로 분석했다.

정치권과 노동계가 고령층을 위한 정년연장 확대에만 집중하는 사이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고액 연봉을 받는 고령 근로자에 대한 임금 부담을 전적으로 기업이 떠안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청년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악순환을 낳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정년연장이 고령층과 청년층 고용에 미치는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정년연장 혜택을 받게 될 근로자가 1명 증가할 때 고령층 고용은 0.6명 늘고, 청년층 고용은 0.2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령자 고용 동향의 3가지 특징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정년 60세 법제화로 상흔(傷痕)이 남았다며, 임금 연공성이 높은 사업체에서는 정년연장 수혜 인원이 1명 늘어나면 정규직 채용인원이 거의 2명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청년층의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청년층 고용률은 46.6%로 미국(61.2%)·영국(64.8%)·일본(61.0%)·독일(61.7%)·유럽연합(EU·54.6%·38개국 평균)에 못 미친다. 또 청년 체감실업률은 2015년 통계가 집계된 이래 꾸준히 20%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년 60세 법제화가 임금 연공성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치 없이 시행된 탓에 정년퇴직자 증가율보다 조기퇴직자(명예퇴직·권고사직·경영상 해고) 증가율이 더 높은 현상도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3년 28만5000명이었던 정년퇴직자는 2022년 41만7000명으로 46.3% 늘었지만, 같은 기간 조기퇴직자는 32만3000명에서 56만9000명으로 76.2% 급증했다. OECD는 “연공형 임금체계 아래에서는 재직 기간이 길수록 임금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사업주에게 명예퇴직 등의 유인이 발생한다”고 해석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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