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 증가율 1.4% 그칠 것…"자동차 수출은 역성장 전망"
트럼프 정부 출범 등의 여파로 인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도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최근 수출 증가세를 주도한 자동차/부품 수출은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 150개 회사를 상대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은 내년 수출이 올해에 비해 1.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8.3%(1~11월 실적치)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결과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12대 수출 주력업종은 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선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컴퓨터, 이동통신기기 등이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5.3%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일반기계는 2.1%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나머지 분야는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석유제품 1.8%, 전기전자 1.5%, 선박 1.3%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부품 수출은 역성장(-1.4%)하고, 철강도 -0.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도 수출 부진 이유로 응답 기업 39.7%가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을 꼽았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보호주의가 대두하면서 관세부담 등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리라는 응답률도 30.2%에 이르렀다. 이어 원자재·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11.1%) 등이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내년 수출이 금년에 비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그 요인으로 신제품 개발 등 제품 경쟁력 강화(27.6%),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27.6%), 수출국가 다변화(18.4%) 등을 꼽았다.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보다 개선되리라고 본 기업은 20.6%에 그쳤다. 반면 채산성이 악화하리라고 본 기업 비율은 32.6%에 이르렀다. 절반에 가까운(46.8%) 기업은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산성이 악화할 것으로 본 기업이 많은 업종은 선박(50.0%), 전기전자(45.4%), 자동차/부품(42.9%) 순이었다.
수출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부담 증가 (46.9%), 수출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20.5%), 원자재 가격 상승(12.2%), 원화평가 절하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2.2%) 등이 거론됐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본 기업들은 그 대응책으로 수출시장 다변화(47.6%), 운영비, 인건비 등 비용 절감(23.8%), 환율리스크 관리 강화(15.9%) 등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내년 한국 기업의 수출 여건이 가장 어려워질 지역으로는 기업 대부분이 미국(48.7%)과 중국(42.7%)을 꼽았다. 한경협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취해야 할 정책 우선순위로 외환시장 안정화(31.5%),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22.8%),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18.0%), 원자재 등 안정적 공급대책(11.4%), 수출 신시장 개척 지원(11.0%)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세계경제 둔화와 주력 업종 경쟁력 약화로 내년도 수출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경우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 등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국회는 기업 활력을 저하시키는 규제 입법보다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입법에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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