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생시민권 이번엔 폐지될까… 트럼프, 법적 싸움까지 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생시민권 폐지를 위해 취임 전부터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출생시민권 폐지는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때부터 주장한 오랜 공약으로, 이번에는 법적 대응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은 미국 헌법 수정 제14조에 근거한 제도로,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모의 국적이나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원래 노예제 폐지 이후 전 노예와 그 자녀들에게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이후 모든 미국 내 모든 출생자에게 적용되는 제도로 발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부터 출생시민권 폐지를 주장해 왔다. 특히 불법 체류자의 자녀들에게도 시민권이 부여되는 것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명해 왔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 불법 체류자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18세 이하 아동은 약 440만명에 달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출생시민권에 대한 해석이 잘못됐으며, 출생시민권이 불법 체류 부모 아래에서 태어난 자녀에게는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출생시민권 폐지를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헌법에 기반한 제도를 대통령 권한만으로 변경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제대로 칼을 빼 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 시각)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 측 정권 인수팀이 출생시민권 폐지에 대한 법적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법적 도전을 받을 것이며, 결국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명령을 시행하면 각종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위한 대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이민자 권리 부국장인 코디 우프시는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소송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다른 단체들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출생시민권 축소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행정명령을 작성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행정명령은 연방기관에서의 서류 발급 요건 변경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권 인수팀은 국무부에 불법 체류자의 자녀에게 여권 발급 금지를 지시함과 동시에 ‘원정 출산’을 단속하기 위해 관광 비자 요건을 강화하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임산부가 향후 출산할 자녀의 미국 시민권 취득을 위해 미국으로 여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진행한 NBC와의 인터뷰에서 출생시민권 폐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었다. 그는 “우리는 출생시민권을 바꿔야 한다”면서 “1기 행정부 때 행정 명령으로 이를 폐지하려 했지만, 당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결이 우선이었다”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출생시민권 폐지 계획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UCLA 로스쿨의 이민법 교수인 히로시 모토무라는 “대법원이 1898년 출생 시민권 판결을 뒤집는 것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것보다 훨씬 급진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며 대법원이 이를 번복하기에는 정치적, 법적 장벽이 많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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