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심판 드러나는 대진표…진보-보수 '창과 방패' 집결

▲ 윤석열 대통령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27일)이 1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가운데 양측 대진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회가 대규모 대리인단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 측도 본격적으로 대리인단 구성을 추진하면서 면면에 관심이 쏠립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17명 규모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을 꾸리고 대표로 변호사인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과 송두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이광범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선임했습니다.

김 전 재판관(사법연수원 9기)은 2012∼2018년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하면서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소신이 뚜렷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재판관 시절 '미스터 소수의견'으로 불렸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도 관여했습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참여자들이 국헌 문란 폭동을 했다는 이유로 내란죄로 처벌된 '1980년 법정'과 그 이후 진실이 밝혀지면서 무자비한 진압에 관여한 전두환 신군부 등 핵심 책임자들이 내란죄로 처벌받게 된 과정을 다룬 저술이 담긴 고희 기념 논문집이 2022년 나오기도 했습니다.

송 전 위원장(연수원 12기)도 헌법재판관 출신입니다.

대표적 진보 성향 법조인인 그는 판사 출신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지냈고 2003년에는 대북송금 의혹 사건 특별검사를 맡았습니다.

이광범(연수원 13기) 변호사는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장, 인사실장, 사법정책실장 등 요직을 거친 '엘리트 법관' 출신으로 법무법인 LKB 대표변호사로 활동 중입니다.

진보 성향 법조인 모임이었던 우리법연구회의 창립 멤버이며, 2012년에는 특별검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했습니다.

대리인단 실무 총괄은 헌재 헌법연구관을 지낸 김진한 변호사가 맡았습니다.

세 번째 열리는 대통령 탄핵심판의 대진표는 법조계에서도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헌재 출신 중심으로 대리인단 구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회 측에서 먼저 준비를 완료한 모양새입니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윤곽이 언제쯤 드러날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단 수사 대응의 경우 윤 대통령은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윤갑근 전 고검장 등 과거 인연이 있는 법조인이나 검사 출신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습니다.

김 전 위원장(연수원 15기)은 강력통 검사로 출발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거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강력·특수통'입니다.

윤 전 고검장(연수원 19기)도 중앙지검 특수2부장에 이어 3차장으로 2년간 재임해 특별수사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됩니다.

헌재 탄핵심판 대응에 참여할 법조인 면면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습니다.

헌법재판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헌재 출신을 포함해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 동기로 '40년 지기'이자 현 정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지낸 석동현 변호사(연수원 15기)는 변호인단이나 대리인단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단 현재 변호인단·대리인단의 대외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에 법률비서관으로 채명성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임명했습니다.

채 비서관(연수원 36기)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 형사재판 변호인단에 참여했던 인물입니다.

김 전 위원장 등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 대응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탄핵심판 역시 주된 쟁점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사실관계와 법리여서 내란 혐의 수사와 겹치는 만큼 탄핵심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