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서 남으로…‘동상이몽’ 하이브·민희진 사태[2024결산②]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ji.seunghun@mk.co.kr) 2024. 12. 2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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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YG, JYP로 이어지던 3대 기획사 울타리에 ‘하이브’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4대 기획사 중 하나로 거듭났다. 그러나 2021년, 출범한 지 3년 만에 대형 장애물을 만났다. 방시혁 의장과 함께 큰 꿈을 그리며 SM에서 건너온 민희진이 그 주인공. 두 사람은 걸그룹 론칭을 앞두고 남모들 기 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어도어의 민희진과, 하이브 전체를 이끄는 방시혁의 동상이몽 갈등이 세상 밖으로 공개됐다. 이른바 ‘하이브 사태’가 발발했고 이는 2024년 1년간 계속됐다. 지금도 현재 진행형. 민희진과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의 향방은 내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잘 나가던 하이브家...동상이몽의 시작
하이브,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ㅣ스타투데이 DB
가요계 가장 잘 나가던 하이브家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내홍에 따른 사태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 하이브와 민희진이다.

민희진과 하이브의 본격적인 대립이 시작된 건 지난 4월이다. 하이브는 당시 어도어 대표였던 민희진을 필두로 한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고 있다며 감사에 착수했다. 민희진은 탈취 시도에 대해 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그룹 아일릿이 어도어 그룹 뉴진스 콘셉트를 카피한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제기하자, 보복성으로 해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희진 “빌리프랩, 뉴진스 표절했잖아”
하이브 내홍 사태가 더욱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 건 민희진 첫 번째 기자회견 때문이다. 민희진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과 관련된 카톡 내용, 실제 경험담을 나열하며 진실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저씨’ 등 자극적이고 비속어를 쓰며 화제가 됐고, 그의 진정성에 흔들리는 대중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민희진의 행동을 패러디, 묘사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그가 입고 나온 티셔츠, 모자 등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당시 하이브는 민희진에게 대표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임시주총까지 계획했다. 이에 민희진은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민희진의 손을 들어주며 하이브 의결권을 박탈했다.

그러나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가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민희진 측 이사 2명을 해임하고 하이브 측 이사 3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이사회 구도가 하이브 중심으로 재편된 바 있다.

하이브 “민희진, 경영권 탈취하려고?”
이제 하이브 맹공의 시작됐다. 먼저 하이브는 7월 민희진을 상대로 주주간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까지 제기해 현재 진행 중이다. 또 8월 하이브 인사로 꾸려진 어도어는 이사회를 열고 민희진을 해임했다. 대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로 앉혔다. 그러면서 민희진을 사내이사직으로 유지시키며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표했다. 사태 발발 시점부터 민희진의 거취를 흔들어놓던 하이브의 목표가 실행된 셈이다.

이후에도 지난 10월 30일 어도어 이사회는 민희진 측이 제기한 대표직 선임(복귀) 안건에 대해 부결 결정을 내리며 완전히 결별 수순을 밟았다.

하이브, 민희진 간 대립이 꽤나 오랜 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 관련한 카톡 내용이 법정 혹은 보도자료로 공개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민희진 측은 빌리프랩이 아일릿 기획 당시 방시혁 의장으로부터 뉴진스 기획안을 제공받아 이를 카피했다는 내용을 공개하며 하이브를 강하게 저격했다.

더불어 양측의 대립 외에도 디스패치 등 일부 매체는 사적인 카톡 내용 공개 등 민희진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성 기사를 쓰며 피로감을 더하기도 했다. 이에 민희진은 최근 하이브 관계자를 비롯해 디스패치 기자 일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 민희진은 어도어 사내이사직에서 스스로 사임한 상태이며 어도어 주식에 대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하이브에 통보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ㅣ스타투데이 DB
어도어는 민희진이 지난 2021년 설립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다. 하이브가 자본금 161억원을 출자해 만든 어도어는 2022년 매출 186억원에서 2023년 1103억원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데뷔 2년이 막 지난 뉴진스를 데리고 큰 성공을 거두는 과정 속 민희진과 하이브는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며 내홍을 불태우고 있다.

‘경영권을 노렸다’는 결과만 보고 있는 하이브와 ‘뉴진스 카피 문제 제기’라는 원인을 앞세운 민희진의 간극이 향후 얼마나 좁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도어, 빈껍데기 될까...뉴진스 5인의 반란
긴급 기자회견을 연 뉴진스 멤버들. 사진ㅣ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민희진이 어도어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소속 그룹이자 민희진의 아이들이라 불리고 있는 뉴진스 멤버들도 움직였다.

민희진이 하이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동안 뉴진스 멤버들은 별다른 동향을 보이지 않았다. 아티스트로서 본업에 충실했어야 했다. 특히 하이브 내홍 사태가 발발한 4월 말께 뉴진스는 당장 컴백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뉴진스는 컴백 이후 6월 일본 도쿄돔 콘서트라는 대형 행사도 앞두고 있었다. 어른들의 싸움이라고만 느껴진 시간들이 길어지자 멤버들은 결국 칼을 빼들었다. 그 결정적 요인으로 민희진의 어도어 대표직 해임이 컸다.

뉴진스는 9월 11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켜더니 “저희는 경영진과 이미 이야기를 나눴지만, 소통이 되지 않는 느낌이라 라이브를 준비하게 됐다. 어도어를 원래대로 복귀시켜 달라”며 민희진 대표직 복귀를 희망했다.

이 과정에서 멤버 하니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의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토로해 또 하나의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하니는 이후 이어진 국회 국정감사에도 직접 출석해 자신의 경험담을 쏟아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 국정 감사에 출석한 하니. 사진ㅣ연합뉴스
뉴진스는 줄곧 공식 행사에서도 민희진에 대한 애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왔다. 이들은 여러 시상식에서 민희진을 언급하며 감사함과 함께 가고 싶다는 의지의 말들을 내뱉어왔다.

그럼에도 뉴진스 바람대로 하이브와 어도어의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뉴진스는 지난 달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속계약 해지”라고 밝히며 어도어와 결별할 것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어도어는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이 유효함을 증명하기 위한 전속계약유효확인 소송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민희진이 없는 어도어는 결국 뉴진스 없는 어도어로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번 전속계약유효확인 소송 역시 정식 재판에 따라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 어도어가 빈껍데기 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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