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탈피’한 中 가전, 韓 급속 잠식 [심층기획-‘메이드 인 차이나’의 공세]
중국, 프리미엄 TV 시장 2위
하이센스, 2024년 3분기 시장 점유율 24%
TCL은 ‘80인치 이상 TV’ 삼성 앞질러
“소비자들, 韓·中 기술 차이 없다 판단”
스마트폰도 점유율 확대
강한 내수시장 등 업고 제품 생산 늘려
화웨이, 스마트폰 시장 20% 점유 2위
오포는 필리핀·태국서 시장 1위 등극
반도체·로봇청소기 물량 공세
파운드리 분야 성숙 공정 생산력 속도
D램도 삼성 등 위협… ‘치킨게임’ 양상
로봇청소기 점유 상위 10곳 중 9곳 차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중국산은 일회용품에 가까운 ‘싸구려’ 이미지가 강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선진국의 위탁생산자(OEM) 역할로 남을 거라 여겨졌지만, 중국 산업의 잠재력을 얕본 것이었다.
오늘날 중국은 가전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압도적인 가성비와 자체적인 기술을 가지고 무섭게 시장 점유율을 키우면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글로벌 소비자들은 TV 등 전자제품을 사용할 때 더 이상 ‘메이드 인 차이나’를 한국산 아래로 보지 않는 추세다.

그동안 한국 전자기업들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초월적인 기술을 가지면서 경쟁력 우위에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날 글로벌 소비자들은 한국 기업 제품이나 중국 제품 간 액정표시장치(LCD) TV 기술력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로봇청소기 분야는 한국 브랜드가 중국 기업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세에 있는 분야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로봇 청소기 출하량은 511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하고 있다. 연간 기준 로봇청소기 2000만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올해 2분기 출하량 기준 전 세계 점유율 상위 10개 기업을 보면 미국 아이로봇(2위)을 제외한 나머지 9곳 모두 로보락, 샤오미, 드리미, 윈징 등 중국 기업 또는 중국계 기업이다.
특히 중국 대표 로봇청소기 기업인 로보락은 처음으로 아이로봇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로보락은 3분기 기준 46.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같은 기간 각각 21%와 25% 수준으로 내수시장에서도 열세였다. 중국의 로봇청소기가 전 세계를 휩쓰는 이유는 연구개발(R&D) 분야 투자에 있다. 로보락은 올해 상반기에만 788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전년 상반기보다 42.9% 늘어난 액수다. 게다가 상반기 채용 직원 중 30% 이상이 R&D 인력이었다.
또한 상업용 드론 분야에서도 중국의 DJI가 글로벌 점유율을 60%를 넘어 1위 자리를 굳혔다. 액션카메라를 포함한 360도 광각카메라 시장도 미국의 고프로, 중국의 인스타360과 DJI, 일본 캐논 파나소닉 등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한국 업체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역시 중국의 추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 갤럭시가 전 세계 점유율 1위(20%)인 것은 맞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스마트폰에 치이고 있는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점유율 7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로 뒤를 이었고 중국 업체를 합한 수치가 3%대로 집계됐다.




불행 중 다행히도 최첨단 기술력을 요구하는 반도체 분야에선 중국이 한국을 따라오려면 멀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 반도체 산업은 올해에만 258조7100억원가량을 투자할 정도로 성장세에 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비교적 진입하기 쉬운 파운드리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SMIC를 대표하는 파운드리 업체들은 미·중 갈등으로 첨단 공정 대신, 통상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공정을 가리키는 성숙 공정의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3분기 6%로 업계 3위 자리를 굳혔다. 같은 기간 업계 6위인 화홍반도체(2.2%)와 합치면 중국 파운드리 업체의 점유율은 8.2% 이상으로, 삼성전자(9.3%)에 1%포인트 차로 좁혀진다.
초격차를 유지하던 D램도 치킨게임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8)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35달러로 지난 7월보다 35.7% 급락했다.
D램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푸젠진화(JHICC)는 기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D램을 공급하면서 가격 하락 요인은 더 커졌다. D램 가격의 하락은 삼성전자 실적 악화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CXMT가 구형 D램에 이어 첨단 D램까지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선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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