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파견 미군, 아군 전투기 오인격추…"조종사들은 무사"

이종훈 기자 2024. 12. 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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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항공모함에서 이륙하는 F/A-18E (자료 화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으로부터 홍해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파견된 미군이 실수로 아군 전투기를 격추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과 이집트, 서아시아 등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홍해 상공에서 미 해군 F/A-18 전투기가 '아군 오인사격'으로 격추됐다고 밝혔습니다.

CENTCOM은 해당 전투기가 작전 수행을 위해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에서 이륙한 직후 항모전단의 일원인 유도 미사일 순양함 게티스버그호의 발사 실수로 격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격추된 전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두 명은 탈출에 성공해 무사히 구조됐으나, 이 과정에서 한 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ENTCOM은 게티스버그호가 무슨 무기를 사용해 F/A-18을 격추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미 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군사 전문 매체 USNI뉴스에 따르면 게티스버그호에는 대공 미사일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수직발사관이 100개 넘게 갖춰져 있습니다.

AP 통신은 "항모전단 소속 선박들은 레이더와 통신으로 서로 연결돼 있는 만큼 게티스버그호가 어쩌다 (격추된) F/A-18을 적기나 미사일로 착각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후티 반군이 날린 대함 순항 미사일과 자폭 드론(무인기) 여럿을 격추하는 일이 있었고, 그때마다 요격 미사일을 담당하는 요원들은 몇 초안에 발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AP 통신은 덧붙였습니다.

이 사건은 미군이 예멘 수도 사나를 겨냥해 공습을 진행한 것과 비슷한 시점에 벌어졌습니다.

CENTCOM은 미 공군과 해군 F-18 전투기 등이 21일 밤부터 22일 새벽 사이 사나의 후티 반군 지휘통제시설과 미사일 보관시설을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습니다.

후티는 대함 순항 미사일과 드론으로 대응했으나 홍해 상공에서 모두 격추됐습니다.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가자 전쟁이 발발하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해상을 봉쇄하겠다며 같은 해 11월부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무차별 공격해 왔습니다.

현재까지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선박은 약 100척에 이르며 다수는 이스라엘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데도 목표물이 됐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교역로인 홍해가 막힐 상황이 되자 미국은 영국 등과 다국적 함대를 구성, 올해 초부터 예멘 내 후티 군사시설을 폭격하고 후티의 공격으로부터 민간선박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진행해 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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