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릴 줄 알았는데… 미국 장기채 3.7조 물린 개미 어쩌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수정 경제전망에 따라 장기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상품에 투자한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진다. 당분간 미국채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9일(미국시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47%포인트 오른 4.565%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 전날 0.124%포인트 급등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FOMC에서 매파적인 수정 경제전망이 나오며 금리가 튀어 올랐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기존 4.5~4.75%에서 4.25~4.5%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는 내년 금리인하 폭을 기존 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축소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그의 각종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선반영한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양호한 경제지표와 트럼프발 정책위험이 물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더해져 연준의 매파성향이 강화했다"며 "내년에는 재정을 줄이고 통화정책을 늘려야 한다는 기대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시장도 FOMC가 다소 매파적 성향을 보일 것을 예상하고 미리 금리에 반영해 왔다. 지난 6일 4.1%대까지 내려왔던 10년물 금리는 FOMC 직전 4.4%까지 올라왔고 FOMC이후에는 4.5%를 돌파했다. 연준의 매파적 전망으로 인해 증시가 출렁였지만 더 큰 타격을 입은 건 채권시장이었다. 그동안 채권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해 왔던 만큼 이번 FOMC 결정으로 인해 기대감을 일부 되돌릴 수밖에 없다.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미국 장기채를 대거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도 손실이 커진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화가 커 금리 인하 구간에서 장기채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반등하면 그만큼 손실도 커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장기채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20 플러스 이어 트레져리 불 3X 셰어즈(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ares, 티커 : TMF)를 11억790만달러(1조6000억원)어치 보유 중이다. 이 상품은 미국 장기채 가격의 1일 수익률에 3배 연동하는 레버리지로 금리 변동성이 커지거나 횡보가 길어질수록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다.
TMF는 이달 금리 반등 구간에서 20%의 손실이 발생했다. 금리 등락이 이어진 올 한해 동안 수익률은 마이너스(-) 35.94%를 기록했다.
미국 장기채 1배짜리 상품인 아이셰어즈 20 플러스 이어 트레져리 본드(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티커 : TLT)는 7억2850만달러(1조600억원)어치 보유 중이고,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 플러스 이어 유에스 트레져리 본드 엔화 헤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는 7억2100만달러(1조500억원) 보유했다.
미국 장기채 관련 상품 3곳에만 약 3조7000억원이 물려 있는 셈이다. 엔화로 투자하는 미국 장기채 상품의 경우에는 최근 엔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까지 겹쳐서 손실폭이 더 커졌다.
연준의 매파적 전망으로 인해 채권 가격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반등의 여지도 있다고 본다. 고용지표가 더 둔화하거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질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도 다시 완화적으로 수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아직은 통화정책의 방향성 조정이 아닌 기대의 조정이라는 점에서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다소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본다"며 "이번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경기둔화를 대비하는 과정인 만큼 내년에 분기당 1회 정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기태의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여전히 보험성 인하 사이클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라며 "결국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립금리 상단 수준까지는 완만한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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