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관하면 해고"... 중국, 이코노미스트들 '입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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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 경제 전문가들을 향해 "긍정적 논평을 내놓으라"며 압박 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투자·소비 감소세의 원인을 자국 경제 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 탓으로 돌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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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소비 위축 원인을 전문가 탓으로 돌린 꼴
중국이 자국 경제 전문가들을 향해 "긍정적 논평을 내놓으라"며 압박 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누적되면서 해외의 대(對)중국 투자 심리도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중국증권협회는 지난 18일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회원사들에 발송했다. 이 통지에서 협회는 "각 증권·펀드사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중국 경제 관련) 평판 위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전문가 개인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일정 기간 여러 차례 평판 위험 사건을 일으키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경우, 회사는 그를 중징계하거나 해고까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각 전문가가 외부에 의견이나 논평을 제시할 땐 사전 승인을 받을 것도 주문했다.
중국증권협회는 형식상으로는 중국 증권사들에 대한 자율적 규제 기관이다. 하지만 정부 기관인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감독을 받는다. 사실상 중국 정부가 증권사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가능성을 내세워 '비관적 전망 자제령'을 내린 셈이다.
나아가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라고도 주문했다. 협회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시장 기대를 합리적으로 인도하고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회원사는 통지 발송일로부터 20일 영업일 안에 이코미스트 관리 체계 및 시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경제 전문가들에 대한 당국의 검열은 중국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다. 최근 국가개발투자공사(SDIC) 계열 SDIC증권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회의 도중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취업난에 실망한 중국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언급을 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차단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중국증권협회 차원의 공식 입장을 통해 전문가들의 '입단속'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의 올해 1~11월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 대비 27.9% 감소했다. 3개월 연속 하락세도 면치 못했다. 내수 부진 흐름까지 계속되며 중국 내에선 경기 회복 기대감이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투자·소비 감소세의 원인을 자국 경제 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 탓으로 돌리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올해 목표치와 비슷한 '5%'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대체로 4%대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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