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되길 포기합니다”...50년만에 국적 회복 신청 평민된 이 나라 ‘왕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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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전 왕실 가문의 구성원들이 공화정 체제를 공식 인정하고 국적 회복을 신청했다고 AP, AFP통신 등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에서 군주제가 폐지된 지 50년만의 일이다.
그리스 정부 한 관계자는 전날 왕실 가족들이 공화정 체제를 인정하고 새로운 성씨인 '드 그레스'(De Grece)를 채택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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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부 한 관계자는 전날 왕실 가족들이 공화정 체제를 인정하고 새로운 성씨인 ‘드 그레스’(De Grece)를 채택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어로 ‘그리스의’, ‘그리스에서 온’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독일계 조상을 연상시키고 그리스 정통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며 과거 정부가 지정한 성씨 ‘글뤽스부르크’는 거부했다.
그리스의 군주제는 1967년 군사 쿠데타로 시작된 정치 격변 속에 힘이 빠져 1974년 12월 국민투표를 거쳐 공식 폐지됐다. 당시 국민들은 공화국 헌법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왕실 일가는 수십년간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망명 생활을 이어가다 2013년 민간인 신분으로 그리스로 돌아왔다.
1994년엔 지금은 국유화된 과거 왕실 재산을 두고 정부와 법적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왕실 구성원들은 왕위 계승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주장, 국적을 박탈당했다. 당시 정부는 국적을 되찾으려면 공화정 체제를 인정하고 글뤽스부르크를 성씨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스의 마지막 군주인 콘스탄티노스 2세는 지난해 82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국적회복을 신청한 이들은 고인이 된 콘스탄티노스 2세와 앤 마리 여왕 슬하 자녀 5명과 손주 5명 등 총 10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에게 성씨 선택권을 허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회당은 “작위와 미래 왕위 주장을 포기한다면서 그리스라는 가문 이름을 선택,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좌파 정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그리스 법질서는 작위와 귀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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