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탁신 전 총리, '상왕 논란' 속 정치·외교무대 행보 확대
이종훈 기자 2024. 12. 22. 13:33
▲ 탁신 전 총리(왼쪽)와 패통탄 총리 부녀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의 아버지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상왕 논란' 속에 적극적인 대외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22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는 20일 태국 북동부 나콘라차시마 라자밧대에서 열린 포럼에서 '이산의 미래'라는 주제로 공개 연설했습니다.
태국 북동부를 일컫는 이산은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진 집권당 프아타이당의 정치적 기반으로, 태국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꼽힙니다.
탁신 전 총리는 "이산이 궁핍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며 지역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산업 부문 독점으로 북동부가 더 가난해졌다며 정부가 독점을 제한하고 경쟁력 개선을 위한 기술을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패통탄 총리가 공공·민간 부문 독점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 그는 산업부가 민간과 협력해 북동부가 빈곤에서 탈출하도록 해야 한다며 천연자원 탐사를 제안했습니다.
2001년 총리로 선출된 탁신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과 도시 빈민층 지지를 얻었고, 북동부에서 특히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국제무대에서도 역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구성하는 자문단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말레이시아는 탁신 전 총리를 통해 태국의 역할을 끌어내고 의장국 입지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탁신 전 총리가 부각되면서 패통탄 총리가 가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야당 국민당의 랑시만 롬 의원은 "작금의 상황은 패통탄 총리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며 "탁신이 현 정부의 실질적인 지도자로 여겨지는 가운데 패통탄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된 뒤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8월 귀국해 8년 형을 받았고, 6개월 만에 석방됐습니다.
프아타이당 대표인 패통탄이 지난 8월 역대 최연소 총리로 선출되자 탁신 전 총리가 '상왕'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뒤에서 조언하는 역할만 하겠다고 밝혔지만, 공개적인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져 왔습니다.
지난해 8월에도 각종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공개 연설로 역풍을 맞았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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