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기업인데 왜 이렇게 사는 거야”…서학개미 러브콜 몰리는 이 회사는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서학개미들은 인공지능(AI) 다음으로 양자 컴퓨팅 시대를 기대 중이다. 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 순수 양자 컴퓨팅 기업인 아이온큐(IONQ)가 수혜를 볼 것이고, 주가 역시 폭등할 것이란 시나리오를 그린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아이온큐는 서학개미가 보유한 개별 종목 6위(12월12일)다. 7위와 8위가 각각 팔란티어와 아마존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양자 컴퓨팅의 성장성을 얼마나 높게 보는 지 알 수 있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경쟁에서 뒤쳐진 것을 두고 느린 의사소통 구조가 지목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어려운 용어를 문과 출신의 임원들이 못 알아들으면서 의사결정이 느려진 것. HBM 이상으로 어려운 것이 바로 양자 컴퓨팅이다. 복잡성과 의외성이 섞여 활용도에 따라선 무한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양자 컴퓨터다. 고전적 컴퓨터에 비해 계산 능력이 월등하고 유전자 서열 등 생명체 분류 작업에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고전적인 컴퓨터가 이진법(0,1)으로 돼있다면 양자컴퓨팅은 큐빗(Qbit·quantum bit)으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기존 이진법과 다른점이라면 0과 1을 동시에 가지는 성질을 이용해 폭발적인 연산력을 과시한다는 것. 이같은 특성으로 기존 컴퓨터 보다 빠르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 컴퓨팅 시장은 2022년 10억5000만 달러였지만 2030년에는 42억4000만 달러까지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빅테크들은 AI와 양자 기술을 결합해 또 한번의 진보를 이루고자 하며 이런 움직임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적극적이다. 올 들어선 AI 시대의 제왕 엔비디아가 움직이고 있고, 이런 빅테크들의 러브콜에 아이온큐가 바빠지고 있다. 구글은 2022년 초 사업 부서 중 하나였던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샌드박스AQ’를 분사시켰다. A는 인공지능(AI), Q는 양자(Quantum)의 약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캘리포니아 스테이션Q를 비롯해 전 세계 8곳의 양자컴퓨터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의 양자컴퓨터는 기후 변화 대응에 특화돼 있다. 구글은 자체 칩 개발을 통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지만 양자 컴퓨팅 개발을 위해선 협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관계자는 “구글은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양자 프로세서(과정)가 작동하는 상황을 모의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온큐와 엔비디아는 양자컴퓨팅 슈퍼컴퓨터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의 러브콜을 받은 것은 아이온큐가 순수 양자컴퓨터 개발 회사이고 올해 양자 네트워크 기술력이 뛰어난 ‘큐비텍’을 인수합병(M&A)하면서 영향력이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큐비텍은 관련 특허만 118개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주가 급등락의 이유이기도 하다. 큐비텍의 특허가 실제 돈이 되는 기술인 지를 두고 월가가 설왕설래 중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최근 구글의 양자 컴퓨팅 관련 발표로 아이온큐 주가가 급등하고 비트코인 등 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구글은 새로운 양자 반도체를 탑재한 자신의 회사 양자컴퓨터가 기존 수퍼컴퓨터로 10셉틸리언(10의 24제곱)년 걸리던 문제를 단 5분 만에 풀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철통보안’이라는 비트코인의 암호화 체계를 위협하는 기술력이란 평가다. 결국 양자가 코인 ‘금고’를 뚫을 수 있는 ‘창’을 찾은 셈이다.
코인 보안 체제까지 뚫을 수 있는 기술력과 성장 잠재성은 순수하게 양자 컴퓨터 개발에만 집중해온 아이온큐 주가를 폭등시켰다. 이 회사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회사로는 미국 공군을 비롯해 아마존 엔비디아 구글 등 빅테크가 주류를 이룬다. 복잡한 연산과 분류가 가능한 기술력 덕분에 영국 바이오 업체 아스트라제네카와도 손을 잡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차가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터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이는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인해 가능했다. 지난 3분기(7~9월) R&D 투자비는 3320만달러다. 빅테크에 비해선 작은 금액이지만 자신의 매출(1240만달러) 보다도 많은 투자비다. 이로 인해 3분기 순손실로만 5250만 달러에 달한다. 매출이 1년새 2배 이상 성장했지만 적자 기업 ‘꼬리표’는 떼지 못했다. 테슬라 등 초기 스타트업이 매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결국엔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스토리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리스크는 경쟁자들의 부상이다. 양자 컴퓨터가 빅테크 중심으로 주목을 받자 너도나도 사업부 분사와 상장(IPO)에 나서고 있다. ‘100억 달러 짜리 IPO’로 주목받는 양자컴퓨팅 기업 퀀티움(Quantiuum)은 아이온큐의 맞수로 수년전부터 지목돼 왔다. 글로벌 우주 항공·자동제어기업 하니웰이 퀀티움 지분 54%를 소유해 내년 나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다. 최근에는 서로의 기술력이 더 낫다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구글이나 MS, 엔비디아는 아이온큐와의 협력을 통해 양자 컴퓨터 기술력을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구글이 분사시킨 ‘샌드박스AQ’ 역시 IPO를 염두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흑자로 돌아선 양자 컴퓨터 회사가 없는데도 벌써부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주가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스스로도 언제 흑자로 돌아설지 모르는 상태에서 주가까지 높으니 투자 리스크가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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