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가게' 밝힌 설현…배우로 빛나는 시간[인터뷰S]

장진리 기자 2024. 12.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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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현. 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연기돌’에서 어엿한 ‘배우’가 됐다. 디즈니+ 오리지널 ‘조명가게’에서 비밀을 가진 수상한 손님 이지영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설현이 글로벌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배우로 한 걸음 성장했다.

설현은 2012년 AOA로 데뷔, 같은 해 KBS2 드라마 ‘내 딸 서영이’로 연기를 시작했다. 시원시원한 미모만큼이나 쭉 뻗은 피지컬, 털털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으로 ‘대세 스타’에 오른 설현은 ‘강남 1970’, ‘못난이 주의보’, ‘살인자의 기억법’, ‘나의 나라’, ‘안시성’, ‘낮과 밤’, ‘살인자의 쇼핑목록’ 등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소화하며 차근차근 연기 입지를 다져왔다.

모두가 사랑하는 스타지만, 설현의 가는 길이 늘 ‘꽃길’이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일부 출연작에서는 연기력이 아쉽다는 혹독한 평가를 얻기도 했다. 가혹한 채찍질 속에서도 꾸준히 노력해온 설현의 연기력은 ‘조명가게’에서 빛을 발했다.

모르면 섬뜩한, 알고 나면 가슴 아픈 반전을 가진 인물 이지영을 연기한 설현은 ‘조명가게’로 ‘설현의 진정한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얻고 있다. ‘조명가게’로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설현은 “매일 아침 일어나 ‘조명가게’, 제 이름, 지영이로 검색을 해본다”라면서도 결코 들뜨지 않고 “칭찬엔 익숙지 않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설현은 “저한테 확신을 갖는 스타일이긴 하다. 연기를 할 때 특히 그런데, 제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제가 아무리 집중을 했고 진짜였어도 사람들이 진짜라고 믿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엔 이런 적이 처음인데 제가 주변에 뭐라고 먼저 말하지 않아도 ‘잘봤다’고 연락도 먼저 오고 ‘잘했다’, ‘슬펐다’ 이런 얘기를 먼저 해주시는 걸 보고 제가 잘 소화했구나 체감을 하긴 했던 것 같다”라고 웃었다.

연기가 어렵지만 그만큼 즐겁다는 설현은 “점점 더 잘하고 싶고, 연기에 대해 더 진심이 된다”고 눈을 빛냈다. 그는 “연기에 대한 태도가 점점 더 진심이 되는 것 같다. 매 작품 할 때마다 더 잘하고 싶다. 연기 시작할 때 스스로 다짐한 게 있는데 전작보다는 잘하자는 거다. 지금까지는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연기를 할수록 더 잘해야 한다고, 더 진심이 되는 게 있다”라고 말했다.

설현은 회초리처럼 따끔했던 지적은 되새기고, 온기 있는 칭찬과 응원을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설현은 “저는 따끔한 지적을 더 많이 받았던 사람으로서 칭찬받는 게 익숙지 않고, 그래서 더 칭찬받는 게 좋은 것 같다. 스스로 자책하는 스타일이라 반대로 스스로 칭찬을 못 해주는 스타일이다. 지적받으면 더 주눅들고 칭찬받으면 더 신나게 하는데 그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라고 했다.

▲ 설현. 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10대에 데뷔해 다사다난한 연예계에서 부침을 겪으며 설현은 어느새 서른이라는 나이가 됐다. 고민도 생각도 많아질 시기, 설현은 “어렸을 때 서른이라고 하면 너무 어른처럼 느껴졌다. 막상 서른이 되어 보니 그렇게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난 여전히 스물셋, 스물넷인 것 같은데 언제 서른이 됐지,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그래도 20대보다는 편안해지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주변 선배님들한테 물어봤는데 20대로 절대 안 돌아가겠다는 선배님들이 많으시더라. 선배님들도 20대가 너무 힘들었다고 해서 오히려 30대가 기대되기도 한다. 얼마나 더 여유있어질까 그런 기대다”라고 했다.

2024년의 마무리를 앞두고 설현은 “시간을 잘 보낸 것 자체를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내가 택하기보다 선택 당하는 순간이 많고, 행하기보다 기다림이 더 많은 시간 속에 스스로를 벼려가고 있는 설현이다.

그는 “연기를 하다 보니 배우라는 직업이 기다림이 되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선택을 받아야지 일을 할 수 있다는 직업이다 보니 언제나 선택을 기다려야 하고, 차기작이 없고, 이런 상태는 불안하기도 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가수 활동 할 때는 제가 주도적으로 앨범을 만들고, 앨범을 낼 시기를 정하고, 앨범을 구성하고, 제가 녹음하고 이런 게 주도적으로 흘러갔는데 배우 생활을 할 때는 선택을 받아야 하고, 내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촬영을 할지 정하는 게 아니라 다 맞춰야 하고 이런 점이 다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했는데 나름 쉬는 시간 동안 잘 보냈던 것 같고, 빈틈을 잘 채웠던 것 같아서 그런 점이 뿌듯하다”라며 “내년에는 아마 또 새로운 작품을 촬영하고 있을 것 같은데 잘 했으면 좋겠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건강했으면 좋겠고, 강아지랑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 설현. 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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