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흔적도 없이 사라진 239명… 실종된 말레이 여객기, 다시 찾는다

지난 3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린 항공기 실종 10년 추모 행사./AFP 연합뉴스

말레이시아가 10년 전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여객기의 수색 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항공 미스터리 중 하나가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각)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미국 해양탐사업체 오션인피니티의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 여객기 MH370편 재수색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안토니 록 교통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각이 지난주 재수색을 승인했으며, 내년 초에 계약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록 장관은 “제안이 신뢰할만해 이를 승인했다”며 “새로운 수색 지역은 전문가와 연구진의 최신 정보와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고 했다.

이어 “유족을 위해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꼭 잔해가 발견돼 가족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션인피니티는 18개월간 서호주 연안 1만5000㎢ 해역을 수색하기로 했다. 만약 실종기 잔해 중요 부분을 발견할 경우에만 보상금 7000만달러(약 1015억원)를 받는다. 앞서 이 회사는 2018년에도 말레이시아 정부와 협력해 3개월간 항공기 수색을 진행했으나 잔해를 찾지 못했다.

회사 측은 탐사 기술이 개선됐으며 많은 전문가와 자료를 분석해 가장 가능성 있는 곳으로 수색 지역을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MH370편 여객기는 2014년 3월8일 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 등 239명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베이징을 향해 가던중 돌연 인도양으로 기수를 돌린 뒤 실종됐다. 이륙한 지 약 40분만이었다. 당시 비행기에는 중국인 154명을 비롯해 14개국 승객이 타고 있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 호주와 공조해 3년에 걸쳐 호주 서쪽 인도양 12만㎢ 권역을 수색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17년 1월 공동 수색을 종료했다.

2018년 여객기 실종 보고서를 낸 말레이시아 당국은 조종장치가 의도적으로 조작돼 MH370편이 항로를 이탈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동체와 블랙박스 등이 발견되지 않아 사고 경위 등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기장이 자살 비행을 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으나 당시 조사관들은 기장과 부기장 모두 재정 문제나 정신 건강 등에 의심스러운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재수색 소식을 환영했다. MH370편 객실 승무원 남편을 둔 인탄 마이즈라 오타만은 현지 신문을 통해 “희망, 감사, 슬픔 등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며 “거의 11년 동안 답을 얻지 못한 고통으로 엄청나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 자키타 곤잘레스도 “정말 기쁘다. 지금까지 받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