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 인기 '뚝' 지망생도 '울상'…계엄 불똥 튄 육사 입시
입시업계 "하락 추세였던 육사 선호도에 새로운 악재" 전망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12·3 계엄 사태' 핵심 피의자들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드러나면서 육사 지망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관학교 입시업계에는 최근 하락세인 육사 선호도에 악재라는 분석이 적잖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사관학교 전문학원을 비롯한 입시학원들이 사관학교 대비반 충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의 한 입시학원은 수능이 끝난 지난달부터 재수를 준비하는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사관학교 특별반을 꾸리려다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작년엔 고1·고2 대상 특별반도 정원을 채웠지만 올해엔 고3 특별반 정원도 미달했다.
학원 관계자는 "(계엄 사태로) 최근 분위기가 뒤숭숭해서 그런 것 같다"며 "매년 선호도가 낮아지는 추세였는데 올해 특히 심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치동의 한 수학 전문 학원은 예비 고1~고3 학생을 대상으로 사관학교 특별 겨울반 수업을 모집 중인데, 당장 다음 주 개강을 앞두고 정원을 줄일지 고민 중이다.
학원 관계자는 "한 반에 10명 내외로 정원을 모집하려고 했는데 5명도 채 안 된다"며 "계엄 이후로 학부모들이 '사관학교에 진학해도 괜찮은 것이냐'는 문의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수험생은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망설이고 있다고 고백했다. 경기 성남에 사는 재수생 정 모 군(18)은 "육사 시험을 준비해 왔는데 그냥 일반대를 가려 한다"며 "안 그래도 최근에 선호도가 낮아져 마음에 걸렸는데 계엄 사태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 고3 수험생은 최근 한 유명 입시 커뮤니티에 "중학교 때부터 꿈이 군인이었는데 최근 나라가 혼란스러워 진로를 바꿀지 고민된다"는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온오프라인에는 육사에 대한 여러 비하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 주요 피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이 계엄 관련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군인들이 모두 육사 출신으로 알려지면서다. 육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육사TV'에 2달 전 올라온 체력경연대회 영상에는 "내란사관학교" "반란군 주역 양성이 목적인 학교" "당신들의 선배가 계엄을 건의했다"는 등의 댓글 100여 개가 달렸다.
입시업계에서는 "과거에 비해 낮아진 육사 선호도에 새로운 악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육사 입학처에 따르면 올해 7월 치른 1차 시험 경쟁률은 29.8대 1로 지난 2020년 44.1대 1보다 낮아졌다.
이마저도 소위 수능 연습용으로 1차 시험을 치르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포함돼 상당수가 허수라는 분석이 많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차 시험 응시자의 70%는 허수"라고 지적했다
한 사관학교 전문학원 관계자는 "육사는 계엄 사태 전부터 특유의 수직적 문화와 격오지 근무 등으로 마니아층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선호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며 "계엄 사태로 마니아층이 아닌 소위 '유동 지원자'의 수가 내년부터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계엄 사태가 하락세인 육사 선호도에 불을 붙이는 형국"이라며 "30%가량을 차지하는 마니아층 지원자들도 내년부터 이탈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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