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요즘 마음속으로 “바다나 보러갈까”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여책저책]

장주영 매경닷컴 기자(semiangel@mk.co.kr) 2024. 12. 2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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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일 년 중 언제나 봐도 시원하기도 포근하기도 합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복잡해질 때면 “바다나 보러갈까”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죠. 한밤이나 새벽에 차를 몰아 강원도 어느 해변의 짙고 푸른 바다를 본 뒤 생각을 좀 비우고 돌아왔다는 후일담은 적지 않습니다.

여책저책은 40년 동안 크루즈로 전 세계 여행을 한 이의 이야기와 역시나 30년 넘게 우리나라 섬 곳곳을 누빈 섬 전문가가 쓴 두 책을 통해 바다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남 완도 몽돌해변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크루즈 여행의 매력
김지수 | 지식공감
사진 = 지식공감
“가는 곳마다 한국 관광객에게 떠밀려 다녔는데, 왜 크루즈 배를 타면 한국 사람이 보이질 않을까?” 한 번이라도 크루즈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느꼈을 법한 의문이다. 전 세계 어느 관광지를 가도 한국인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지만 크루즈에서 만큼은 아니다. 실제로 40년 넘게 크루즈 여행을 즐겼다는 저자 김지수도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바로 이때부터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크루즈에 좀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크루즈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객은 대부분 미국이나 캐나다 교민이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그 질문을 계기로 저자는 한국인 여행객에게 크루즈 여행에 관한 모든 것을 공유하겠다는 열망이 생겼다. ‘크루즈 여행의 매력’이란 책을 기획한 가장 큰 이유다.

사진 = 지식공감
한국인이 많이 즐기는 단체관광과 자유여행은 육지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보며 간다는 게 특징이다. 그에 비하면 바다를 떠다니는 크루즈 여행은 몇 시간이 지나도 풍경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아 지루하다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바다만 지나는 것은 아니다. 기항지에서 관광할 수 있기 때문에 육지와 바다를 모두 경험한다는 장점이 있다. 배가 출발하는 시간에 잘 맞춰서 도착한다면 하나의 목적지 사이사이에 여러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또한 배 안에서 진행하는 갖가지 행사에 참여하다 보면 시간이 금새 흐른다. 제한된 공간에서 둔해진 몸을 풀 수 있는 체육시설과 수영장도 있고, 세미나를 통해 유용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게임장과 기도실, 도서관 등 육지에 있는 시설을 이용하다 보면 저녁에는 공연과 영화 관람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크루즈 여행이 제격이다.

사진 = 지식공감
​불과 10년 사이 크루즈 여행을 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다. 그 영향으로 영어를 주로 쓰는 배 안에서 중국어 안내문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어가 아니더라도, 특정 국가 여행객이 많이 내리고 나면 안내방송 언어도 바뀌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반면 세계 어디든 잘 다니는 한국인을 보기 드문 곳이 바로 크루즈이다. 이 책은 더 많은 한국인 여행객이 크루즈 여행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크루즈 예약, 체크인, 객실, 시설, 용어, 선내 행사 등 크루즈 여행 준비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담았다. 언제 어떻게 예약해야 저렴한지, 객실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비교했다. 크루즈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풀어내 한국 사람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 문화를 설명하고, 국외에서 부끄럽지 않은 한국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자는 한국인이 크루즈 여행을 많이 찾게 된다면 크루즈에서도 한국어 안내문이 보이고, 한국어 안내방송이 들릴 것이란 바람도 전했다.

섬 바다 등대로 떠나는 명상과 해양치유여행
박상건 | 당그래
사진 = 당그래
​강산이 무려 3번이 변하는 동안 바다만, 그중에서도 ‘섬’이란 한 길을 판 사람이 있다. 우리나라 섬 곳곳을 답사하고 연구한 ‘섬 외길’ 30년 전문가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이다. 박 소장이 최근 ‘섬 바다 등대로 떠나는 명상과 해양치유여행’이란 에세이집을 냈다. 우리나라 섬, 바다, 등대를 중심으로 치유명상과 여행 사례, 관련 논문과 저서, 명상 전문가들의 명상 기법 등을 분석해 자신의 경험을 담아 책으로 옮겼다.

​이 책은 우리네 삶에서 맞닥뜨리는 스트레스, 불안감, 두려움, 외로움, 관계의 문제들, 특히 스트레스 중 가장 큰 요인인 실망과 낙담의 문제를 지적했다. 저자는 화엄경에서 ‘그렇게 될 일은 결국 그렇게 된다’ ‘있던 건 지나가고 없던 건 돌아온다. 곧 지나갈 순간을 너무 두려워하며 마음 쓰지 말라’는 문장을 끄집어냈다. 석가모니가 ‘고통이 너를 붙잡고 있는 것 아니라 네가 고통을 붙잡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저자는 과거에 대한 집착으로 말미암아 오지 않은 내일까지 걱정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요즘 현대인은 막연히 불안, 초조, 우울, 스트레스를 쌓는다면서 고통스러움은 치유과정을 거치지 않아 더욱 부정적 바이러스를 양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제안한 탈출구는 무작정 주저말고 훌쩍 섬으로 떠나라고 권했다.

​충남 태안 안면도 꽂지해수욕장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저자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는 점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당장 집 밖으로 나서는 연습을, 길든 삶을 사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했다. 저자 자신이 직접 답사한 동해, 남해, 서해 208곳의 섬, 바닷길, 등대를 예로 들었다. 그곳에서 명상과 함께 자연 그대로, 자연스럽게 살며 나를 치유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잠 못 드는 이에게 밤은 길기만 하다는 저자는 자신이 오랫동안 심한 불면증에 시달린 체험담을 전하며 호흡 명상을 통한 반복적 마음챙김을 추천했다. 그는 마음챙김이 몸에 익으면서 평안한 잠자리, 숙면의 기쁨을 맞았다고 털어놨다. 저자는 물결이 치면 치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놓아주는 것이 명상이라면서 내 마음을 먼저 내려놓을 줄 알면 명상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라고 전했다.

​전국 곳곳에 있는 해양치유여행 명소도 책속에 담았다. 그곳에서 조용히, 무심히 명상을 하다 보면 해안절벽의 물보라, 그 절벽 아래 몽돌밭으로 밀려왔다가 부서지며 다시 밀려가는 파도 소리, 그 파도에 온몸 흔들고 적시며 절벽 위에서 바위틈에서 환하게 핀 꽃들의 생명력에 감동받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강원 동해 묵호등대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저자는 해안절벽과 등대에서 만난 파도는 때로 통쾌한 풍경이었고, 때로는 철썩철썩 채찍질하는 역할도 했다고 추억했다. 그렇게 푸른 파도처럼, 푸른 섬처럼 본래 깨달은 그 자리로 돌아와 세상을 볼 때 눈과 마음이 맑아지고 삶의 에너지도 재충전됐다고 전했다.

​책에서는 해양 공간에서 만나는 자연과 인문학의 만남을 주목했다. 해양 공간에서 치유명상과 어떤 연계성 내지는 융화 과정을 갖는지도 살폈다. 우리네 삶, 건강, 정서적 측면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저자의 수십년 체험 사례와 명상 전문가들의 명상 기법, 논문 등을 중심으로 치유명상스토리로 풀어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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