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엔 컷 탈락도 많았는데···셰플러는 어떻게 우즈도 칭찬하는 ‘세계 최강’이 됐을까

오태식 기자 2024. 12. 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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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최근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출전한 스코티 셰플러. 사진 제공=AP연합뉴스

“이제 막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한 듯하다. 전성기의 서막인 것 같다.”

메이저 챔피언들의 가족 대항 골프 이벤트인 PNC 챔피언십에 출전한 전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가 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에 대해 내린 평가다.

지금 남자 골프 무대는 말 그대로 ‘셰플러 천하’다. 올해 19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7승을 거뒀다. 컷 탈락 한 번 없었고 ‘톱10’ 횟수도 16회로 누구보다 많았다. 평균타수 1위(68.645타)에 올랐고 상금왕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무려 2922만 달러를 획득했다. 여기에는 플레이오프 페덱스 컵 최종 우승으로 받은 2500만 달러와 정규시즌 페덱스 컵 랭킹 1위 상금 800만 달러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는 올해 상금으로만 PGA 투어 사상 역대 최다인 6230만 달러를 벌었다.

최근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출전한 스코티 셰플러(오른쪽)와 타이거 우즈. 사진 제공=AFP연합뉴스

셰플러는 3년 전만해도 그렇게 주목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2019년에 본격적으로 PGA 무대에 나선 셰플러에게 우승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2019~2020 시즌 우승 없이 ‘톱10’에 7번 올랐지만 컷 오프도 다섯 번이나 됐다. 2020~2021 시즌에도 우승 없이 톱10 8차례에 다섯 번 컷오프로 비슷했다.

그의 첫 우승은 2022년 2월에야 찾아왔다. 하지만 그해 피닉스 오픈에서 첫 승을 거두더니 4월 마스터스까지 6개 대회에서 무려 4승을 거두면서 월드 스타 탄생을 알렸다. 당시만 해도 갑자기 하늘에서 별이 ‘뚝’ 떨어진 것 같았다. 그리고 지난 해 2승을 거두며 조금 주춤했지만 올해 우즈의 말대로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출전한 스코티 셰플러. 사진 제공=AP연합뉴스

사실 셰플러는 어린 시절 US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를 정도로 두각을 보였던 선수다. 하지만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갑작스럽게 160㎝이던 키가 190㎝로 자라는 급격한 신체의 변화를 겪으면서 허리 부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셰플러는 두 발을 모두 움직이는 독특한 스윙을 갖게 됐다. 비거리는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지만 대신 샷의 정확도를 잃을 수 있는 그런 스윙이다.

3년 전만해도 두각을 보이지 못했던 셰플러는 도대체 어떻게 세계 최강의 선수가 될 수 있었을까. 그의 기술적인 통계 변화를 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이브 거리 변화는 아주 크지 않다. 2019~2020시즌 308.9야드(16위), 2020~2021시즌 305.0야드(36위), 2021~2022시즌 311.6야드(19위), 2022~2023시즌 310.3야드(31위) 그리고 올해 303.8야드(64위)를 쳤다. 순위 변동은 있었지만 거리는 늘 300야드를 넘겼다. 거리에 비해 티샷 정확도 변화는 큰 편이다. 2019~2020시즌 61.24%(84위), 2020~2021시즌 63.49%(65위), 2021~2022시즌 59.97%(100위), 2022~2023시즌 62.09%(64위)로 굴곡을 보이다가 올해 다시 66.90%(23위)로 무척 좋아졌다. 티샷 거리가 조금 준 대신 정확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성적도 덩달아 좋아진 것이다.

최근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출전한 스코티 셰플러. 사진 제공=AFP연합뉴스

그린적중률과 스크램블링(그린을 놓쳤을 때 파 이상을 기록하는 확률)은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한 부문이다.

일단 그린적중률은 2019~2020시즌 69.04%(43위), 2020~2021시즌 68.08%(45위)로 평범하다가 2021~2022시즌 72.29%(1위), 2022~2023시즌 74.43%(1위) 그리고 올해도 73.16%(3위)로 몰라보게 높아졌다.

스크램블링 역시 2019~2020시즌 60.61%(58위), 2020~2021시즌 58.79%(106위), 2021~2022시즌에도 59.90%(85위)에 머물렀다가 2022~2023시즌 64.94%(10위) 그리고 올해도 66.18%(5위)로 눈부신 발전을 했다.

평균 퍼팅 역시 올해 몰라보게 좋아졌는데, 2019~2020시즌 1.737개(36위), 2020~2021시즌 1.719개(10위), 2021~2022 시즌 1.720(4위), 2022~2023시즌 1.735개(38위)에서 올해 1.680개(1위)로 획기적인 변신을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뭔가 좋아지면 다른 뭔가 나빠지는 패턴을 보이다가 올해는 실수가 없어지면서 그 부족했던 2%를 꽉 채운 느낌이다. 우즈도 자신과 셰플러의 공통점으로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태식 기자 ot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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