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표 차→36표 차 유격수 골든글러브 내년도 접전인가, 박찬호도 2년 연속 수상은 장담 못 했다

▲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는 2024년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어 데뷔 첫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34표 차로 2위였다. ⓒ곽혜미 기자

▲ SSG 랜더스 유격수 박성한 역시 올해 골든글러브를 노릴 만한 활약을 펼쳤다. 올해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118표를 얻었다. 박찬호와 36표 차이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지난 2년 동안 모두 40표 안쪽의 작은 차이로 수상자와 2위의 희비가 엇갈렸다. 2023년 LG 오지환이 2위 KIA 박찬호를 34표 차이로 제쳤고, 올해는 박찬호가 SSG 박성한을 36표 차이로 꺾고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유격수 골든글러브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치열할 가능성이 크다. 오랫동안 이 상을 기다려왔던 박찬호조차 2년 연속 수상은 자신하지 못했다. 1년 전 오지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찬호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을 수상했다. 유효표 288표 가운데 154표로 53.5%의 득표율을 올렸다. 2위 박성한은 118표로 박찬호보다 36표가 적었다. 박찬호는 시상식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박성한과 표 차이가 36표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작년에 나도 그랬다. (박)성한이는 아쉬울 수 있겠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오지환이 박찬호를 단 34표 차이로 눌렀다. 2023년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수상자와 2위의 차이가 가장 적은 포지션이 유격수였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지킨 오지환은 지난해 시상식을 마치고 "그만큼 유격수 자리에 출중한 선수들이 많다는 거다. 그런 선수들과 경쟁한다고 생각하니 나에게는 더 큰 자극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박찬호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축하하는 LG 트윈스 오지환. 두 선수는 지난해 반대 위치에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보냈다. 오지환이 34표 차로 박찬호를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지켰다. ⓒ곽혜미 기자

당시 2위를 예감하면서도 시상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던 박찬호는 올해 당당하게 수많은 질문에 답했다. 그는 "이게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 된다"면서도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은 쉽지 않다고 예감했다. 그러면서 "일단 나 외에 미친 선수가 없어야 한다. 또 때도 중요하다. 만약에 (김)하성이가 미국에 안 갔다면 나는 꿈도 못 꿨을 일이다. 운도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박찬호는 또 "골든글러브보다 수비상을 지키고 싶다. 내가 타격으로 승부를 보는 선수가 아닌 건 모두가 안다. 타격 성적이 많이 들어가는 골든글러브를 연속 수상할 수 있다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 나름대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매년 꾸준히 올라오고 있으니 내년에도 또 올라간다면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유격수 골든글러브에 가까운 선수들이 많다. 2022년과 2023년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오지환은 올해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적어 투표에서 단 2표에 그쳤다. 삼성 이재현이 8표, NC 김주원이 3표로 오지환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박찬호는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다른 유격수들에 대한 존중 또한 잊지 않았다. 그는 "수비력 면에서는 우리나라 유격수들 수준이 정말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에 가도 수비로는 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까 저 선수들이 왜 저렇게 하는지, 어떻게 스텝을 밟는지 보면서 많이 연구하고 따라하고, 그게 나에게 맞다 싶으면 또 나에게 입혀보고 있다"고 얘기했다.

▲ 지난해 유격수 부문 수비상 공동 수상자 오지환 박찬호.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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