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4월까지 尹탄핵 헌법재판 결론날 것”... 헌재 인청특위 野간사 김한규[금배지 원정대]

홍혜진 기자(hong.hyejin@mk.co.kr) 2024. 12. 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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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 [여의도 長 독대-8]

12월 3일 밤 10시 27분, 윤석열 대통령의 돌발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국회가 2시간 34분 만에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키면서 하룻밤 사이에 막을 내렸다. 6시간짜리 짧은 비상계엄이었지만 여파는 대한민국을 크게 뒤흔들었다.

윤 대통령은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과 야당의 예산 폭거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후 위헌·위법한 계엄이란 여론이 확산하며 강한 역풍을 맞았다.

11일 만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속전속결 가결되면서 역대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심판 막이 올랐다.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헌재는 국회가 의결한 탄핵안을 심리해 대통령 파면이냐, 탄핵안 기각이냐를 결정한다.

헌재는 정형식 재판관이 주심을 맡아 27일부터 심리를 시작한다. 이런 가운데 공석인 국회 추천 헌재 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 등 문제를 놓고 여야 간 수싸움이 시작됐다. 재판관 인사청문 절차를 담당하는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도 꾸려졌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견해를 물어봤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매일경제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헌재 재판관 6명으론 정상적 심리 어려워
당리당략 떠나 신속하게 재판관 임명해야
김 의원은 우선 “헌법재판관 6명 체제로는 정상적인 심리가 어렵다”며 “공석인 재판관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본회의에서 결의해 신속하게 추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석인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23∼24일 실시하고, 같은 주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을 표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당은 인사청문 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여당이 참여하지 않는 것은 추후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게 하려는 정치적인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청문은 단순히 이번 대통령 탄핵만이 아니라 앞으로 6년간 헌법재판관으로서 중요한 헌법 사건을 담당할 사람들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당리당략을 떠나 신속하게 임명해야 한다”며 “보이콧하는 여당에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 헌재에는 윤 대통령 탄핵안 뿐 아니라 이번 정부의 공직자들 탄핵 사건이 많이 계류돼 있다”며 “재판관 후보자들이 이같은 사건에 대해 어떤 기준과 신념을 가졌는지 청문회에서 확인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은 일반재판과 달리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대한 재판관 각각의 신념과 의지가 중요해서 이런 부분을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 있는지도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직무 정지 중에는 불가능하고 궐위 후에 가능하다”며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2017년 3월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헌재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결정 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선애 전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헌재가 공식적으로 권한대행이 헌재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밝혔고, 국회 입법조사처도 권한대행이 과거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선례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공했기 때문에 임명이 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법조계와 학계라는 점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지원 의원이 한 총리와 오랜 관계이기도 해서 위원장 자격으로 이런 입장을 잘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한 총리가 임명을 하지 않아서 헌재 업무수행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면 한 총리의 책임을 묻고 다른 권한대행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4월 퇴임 전 결론
형사재판 이유로 헌재심리 중지 불필요
재판관 3명이 충원돼 9명 완전체가 되더라도 내년 4월이 되면 문형배·이미선 2명의 재판관이 임기가 만료돼 퇴임하면서 결원이 생긴다. 김 의원은 이같은 일정을 고려하면 탄핵심판 최종 결론이 4월 전까지 나올 것으로 바라봤다.

김 의원은 “일각에서는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전례에 비춰 두어 달이면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당시와 달리 윤 대통령은 본인이 적극적으로 변론하겠다는 입장이라서 여러 주장을 하거나 증인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가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서 변론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한다고 보면, 심리에 과거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4월에 임기 만료를 맞는 두 명의 재판관 입장에서 몇 달 동안 관여한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7인 체제로 만든다는 건 부담”이라며 “필요하면 변론 횟수를 늘리거나 하루에 변론하는 시간을 늘려서라도 이 기간을 넘기지 않게 헌재가 심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헌재 심리와 형사재판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 헌재 절차를 중지할 수 있다는 헌재법 조항과 관련해서는 “재량이지 의무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 조항은 이미 진행되는 형사재판이 있으면, 거기서 확고한 증거나 증언을 얻어 헌재가 사실관계 확인을 하려는 목적”이라며 “이 사건의 경우는 윤 대통령에 대한 형사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이라 헌재 심리를 중지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또 “비상계엄이 몇시간 만에 종료돼 헌재가 형사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보완할 만큼 복잡한 사건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매일경제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헌재심리 쟁점은 비상계엄 통치행위 여부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 한참 후퇴해 유감
김 의원은 탄핵심판 핵심 쟁점을 비상계엄이 통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보고 있다. 통치행위는 ‘국가기관이 행하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 이론이다. 사법부가 행정부·입법부의 모든 행위를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으면 삼권분립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행위’는 사법적 판단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해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계엄은 전시·사변이거나 그에 준할 때 행정부와 사법부 역할을 제한하는 것이라 입법부는 애초에 대상이 아니다“며 “그럼에도 국회에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출입을 막고 표결을 방해한 것은 헌법 위반임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 측에서도 그 부분은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비상계엄 선포가 고도의 통치행위이기 때문에 사법심사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주장을 헌재에서 강하게 내세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다만 수용은 어려울 것”이라며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하는 대통령의 행위는 통치행위가 아니란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정치권이 20~30년은 후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달성한 대한민국은 이를 넘어선 새로운 아젠다를 설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한동안 민주주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지점으로 회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2대 총선기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패기 넘치는 정치 신인부터 관록의 다선 의원을 소개해온 매일경제 정치부의 온라인 기획 연재물 ‘금배지 원정대’가 ‘여의도 長 독대’라는 새 연재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은 구독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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