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한식과 '전통 장(醬)'의 가치 전파하는 다이닝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4. 12. 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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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면서 장을 활용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수운이 종갓집밥상을 모티브로 풀어낸 진짓상. /사진=다이어리알
지난 3일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최종 등재됐다.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는 "장 담그기는 한국 식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식품"이라면서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집집마다 비법이 다르며, 각 가정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 현장에는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제35호 기순도 명인이 3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양진재 종가의 씨간장을 직접 손에 들고 참석해 깊은 감동을 전했다.

최근 글로벌 미식 분야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도와 입지가 높아진 상황 속에서 이와 같은 소식은 한식의 뿌리와도 같은 발효장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한식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으며 '현대 식문화의 전달자'인 외식업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전통 그대로의 한식 밥상부터 셰프의 창의성을 더해 재창조된 발효 요리까지,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한식 본연의 가치와 발효의 우수성을 전달하는 다이닝 공간을 소개한다.


수운


물회처럼 풀어낸 제철방어 톳말이와 소면. /사진=다이어리알
서울 종각역 인근 한식당 수운은 조선시대 반가 음식을 재해석한 현대적인 한식을 품격 있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약과 음식의 근원은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原)' 사상을 근간으로 계절에 맞게 미각의 즐거움은 물론 건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음식을 선보인다.

메뉴는 점심, 저녁 모두 코스 요리와 한식 반상 형태로 제공되는 일품요리 메뉴로 구성돼 있다. 한국의 제철 식자재 중에서도 진귀한 재료를 선별해 변화를 주고 있다.

코스 메뉴는 주전부리와 죽, 냉채, 만두, 탕, 소면, 생선, 구이, 그리고 진짓상과 병과, 전통음료 등으로 구성됐다. 탁주, 약주, 증류주 등 다양한 전통 어울림주 페어링도 선보인다. 추워진 날씨에 어울리는 일품메뉴로는 신선한 제철 굴과 매생이를 넣고 푹 끓여 시원하면서도 개운한 감칠맛을 자랑하는 '매생이 굴국밥'과 담백한 풍미가 특징인 겨울 별미 '대게살 솥밥' 등이 준비돼있다.

이곳은 매년 특별한 미식 이벤트를 열어 보다 다채롭고 깊이 있는 한식을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진심이다. 지난 9일부터 양일간 열린 '미(美)한 테이블' 갈라 디너는 기순도 명인과의 협업으로 진행되어 높은 관심을 모았다. 해당 디너는 수운의 주방을 이끄는 임대한 셰프를 비롯해 기순도 발효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소설한남의 엄태철, 소울 다이닝의 김희은 셰프가 합심하여 기순도 명인의 장과 종가의 맛을 코스 하나하나에 녹여냈다.

수운에서는 향후 이에 영감을 받은 음식을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금 일부는 종로구 소재 보육 시설인 선덕원 아동들을 위한 기부금 및 식사 봉사에 사용된다.


에빗


고추장 감젤리와 방어. /사진=다이어리알
호주 출신 조셉 리저우드(Joseph Lidgerwood)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외국인 셰프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식자재와 발효의 미학을 세계 각지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디어와 테크닉으로 재해석한 테이스팅 메뉴를 소개한다. 기순도 명인으로부터 전통 장 담그기 비법을 배워 손수 메주를 띄워 장을 담가 요리에 활용한다.

시그니처 메뉴인 메주 도넛, 딸기 고추장 쫀드기, 된장 퓌레 등 다채로운 한국의 발효 요소를 활용한 요리는 한국인의 고정관념을 깨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설한남


된장퓌레를 곁들인 요리. /사진=다이어리알
서울의 현시대를 반영한 한식(SO SEOUL)이라는 의미를 가진 모건 코리안 퀴진으로 발효 장에 진심인 엄태철 셰프가 이끌고 있다.

전통 한식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통해 모던하고 기품 있게 재탄생된 요리를 선보이며 점심, 저녁 모두 코스로 진행된다.

떡, 죽과 나물, 회, 무침, 찜, 탕, 지짐, 구이와 밥, 후식으로 한식의 다양한 조리법 자체를 메뉴명으로 내걸고 있다. 전통장과 발효 요소를 계절 식자재에 섬세하게 녹여낸다.


소울다이닝


기순도 명인의 된장이 들어간 육회. /사진=다이어리알
윤대현, 김희은 부부 셰프의 코리안 컨템퍼러리 레스토랑이다. 현대 한국에 뿌리내린 다양한 식문화에서 영감받아 재해석한 음식을 선보인다.

한식의 뿌리인 발효 요소를 양식 메뉴에 접목하거나 한식 요리에 양식의 조리법을 활용하는 등 음식을 통해 문화적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고기를 먹고 후식으로 면을 먹는 문화에서 착안해 메인 코스인 구이 반상에 이어 국수를 내어주거나 생일을 맞이한 고객에게 미역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한국의 식문화 특성을 메뉴 구성에 반영했다. 미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식의 전통과 식문화를 경험하도록 하는 레스토랑이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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