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태균 ‘황금폰’서 尹통화·김여사 카톡 확보
김영선 공천 전날 대통령 부부 통화 녹음
여권 정치인과 소통 흔적도
정치 브로커 명태균(54·구속)씨의 ‘공천 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에서 15만개가 넘는 파일을 복구했다. 파일 대다수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메시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전날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나눈 통화 녹음도 확보했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12일 명씨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마무리했다. 명씨 측 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휴대전화 1개에서만 메시지, 카톡, 녹음된 음성이 복구된 게 15만 5000여개가 된다”고 했다.
복구된 파일의 대다수는 카톡 메시지라고 한다. 이 안에는 명씨가 그동안 언론에 언급한 여권 정치인들과 나눈 메시지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2021년 4~5월쯤 명씨가 김 여사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2022년 5월 9일 명씨와 윤 대통령이 나눈 통화 녹음 파일 원본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 의창 지역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 하루 전이었다. 김영선 전 의원은 이 통화 다음날 창원 의창 지역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받았고, 이후 당선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월 31일 공개한 명씨와 윤 대통령의 통화 녹음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이후 명씨가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한다.
명씨를 대리하는 남상권 변호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언론에 공개된 대화 내용은 전체의 80% 정도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빠진 부분에는 윤 대통령이 윤상현 의원에게 김영선 전 의원 공천 문제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고 했다. 검찰이 이번에 명씨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녹음 파일은 윤 대통령과 명씨가 나눈 통화 전체 파일로, 총 2분가량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강혜경씨가 검찰에 제출한 PC에서 명씨가 ‘대통령과 대화’라는 이름의 파일을 카톡 메시지 ‘나에게 보내기’ 기능으로 전송한 기록을 파악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해당 파일의 용량 크기를 통해 ‘2분’ 정도 분량일 것으로 추정했었다.
검찰은 또 황금폰 안에서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한 당일 김 여사와 통화한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는 지난 2022년 6월 15일 지인과의 대화에서 “(윤 대통령 전화를) 바로 끊자마자 마누라(김건희 여사)한테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시오’ 이래 가지고 전화 끊은 거야”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윤상현 의원은 이 같은 의혹에 “당시 대통령 부부의 전화를 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공천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지난 17·18일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여했던 한기호, 강대식 의원을 잇따라 조사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국민의힘 당사 등을 압수수색해 공천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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