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선, 다큐 ‘마이홈그라운드’ 내레이터 참여로 청년세대 응원 “청년들에 의한, 청년들을 위한 다큐”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기회의 땅이라 불리던 서울은 청년인구가 초 밀집해 어느덧 생존의 땅이 되었다. 지역개발을 연구 중인 마강래 중앙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에 따르면, “높은 집값, 치열한 일자리 경쟁 등으로 서울 지역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감, 행복감은 높지 않다”고 한다. 또한 “지역소멸지표와 행복지표를 놓고 보면 반비례한다. 청년들은 행복한 지역에서 불행한 지역으로 대 인구 이동을 하는 것”이라는데. 그렇다면 청년들은 왜 ‘서울살이’를 택할까.
그러나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 홈그라운드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청년들이 있다. 그들은 “왜 꼭 서울로 가야 하죠?”라 반문한다. 지역에서 미래를 일구어가는 청년들의 도전과 그 성공스토리, ‘지역살이’를 선택한 청년들을 만나본다.
서울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고향 제주도로 돌아온 최진실(35) 씨. 외할머니 때부터 동네 장사를 해오던 밥집의 간장게장을 온라인 판매해 대박을 터뜨렸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라며 고민했던 것들이 무색해졌다. 설거지 한번 안 하고 자라 식당 일하려니 처음 1년은 정말 힘들었다고. 게장 판매가 성공하자, 주변 농가에서 진실 씨에게 지역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팔아달라는 요청도 쇄도했다. 본격적으로 라이브 커머스(쇼호스트 역할) 운영을 시작했고, KBS제주방송국에서 제주의 역사를 알리는 MC로도 활동한다. 진실 씨는 3남매 중 동생에게 밥집을 맡기고, 요즘은 금귤 농사도 알아보는 중이다. 제주 금귤의 명맥을 잇고 싶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오전엔 택배 보내고 점심에 식당 일에, 간장게장 담는다. 또, 농산물 온라인 판매하는 쇼호스트로 활동하거나 어떤 날은 방송국으로 향한다. 너른 제주도 땅을 매일 같이 횡단하며 누구보다 바쁜 ‘N잡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평균나이 60세가 넘고 대중교통도 없는 문경시 산양면 작은 산골 마을에 젊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모두 한옥카페 ‘화수헌’ 때문이다. SNS를 통해 문경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이곳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폐가로 방치되었던 고택이었다. 버려진 유휴공간을 재생하는 공간기획자 도원우(33세) 씨는 그 밖에도 오래된 양조장을 베이커리 카페로, 적산가옥을 사진 스튜디오로 탈바꿈시켰다. 지방소멸 고위험 지역 문경을 관광지로 만든 청년 도원우에게 사람이 떠나는 마을은 기회의 공간이었다.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산양면장은 “아이들 웃음소리 들을 일 없던 마을을 살린, 문경의 보배”라 말한다.
대형 산불로 잿더미로 뒤덮인 강원도 강릉의 한 산골. 하늘에서 이끼가 뿌려진다. 드론이 비행하며 살포하는 이끼 포자는 황폐해진 땅을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복원시킨다. 덕분에 1년 6개월 여만에 강릉의 민둥산은 풀이 자라는 산이 되었다. 이를 가능케 한 청년이 바로 박재홍(29) 씨다. 고3 때 돌연 귀농을 결심했던 그는 친척이 마련해 준 시골집 지붕에서 이끼를 만났다. 이끼 배양을 통한 토양복원 키트 ‘모스비’를 개발, 몇 년 전 제주 도너리오름과 충남 태안 간척지를 복원해낸 바 있다. 현재는 미국기업과 달 토양에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하는 중이다. 그는 영화 <마션>의 한 장면처럼 달에 감자를 키울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 믿고있다. 양산에 회사를 차린 지 불과 3년 만에 이룩한 성과였다. 창업의 메카라 불리는 서울 강남이 그의 선택지가 된 적은 없었다.
“서울, 굳이? 제주 지사 내려고 준비 중입니다” 2023년 포보스 아시아 30세 이하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30인으로 선정된 강동우(29) 씨도 서울행을 꿈꿔본 적 없다. 서울이 아닌 자신이 나고 자란 대전을 터전 삼아 세간의 주목을 받는 기업을 키웠다. 녹조 제거 로봇, 배수 탐사 로봇을 개발한 그는, 올해에는 농작물 수확 로봇을 개발해 시판 중이다. 20대에 4차 산업 차세대 유망주로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그 출발점은 대학교 ‘링크3.0’을 만나면서부터였다. 산학연 협력을 통해 대전의 대학을 다니는 인재가 대전에 뿌리를 내리면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지원받을 수 있다. 전국 일반대(75개교), 전문대(59개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링크3.0 프로젝트’로 동우 씨는 모교 대학에서 접하고 창업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
지역 청년들이 대학생이라는 꼬리표를 떼면 현실적인 고민의 기로에 서게 된다. 서울이냐, 고향이냐. 청년들에게 물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보통의 삶’이란 무엇이냐고. 그들이 생각하는 보통의 삶은 “취업하고 결혼하고 안정적인 삶”을 꾸려가는 것이었다. 지금도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하고 있을 청년들에게 이들은 자신 있게 말한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이용하라”고.
지방소멸 위기론이 대두된 지 벌써 20여 년이 흘렀다. 지금 그들의 선택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마련해 왔던 정책들에 대한 성적표이자, 앞으로의 이정표다. 홈그라운드에서 실현하는 ‘보통의 삶’. 과연 희망을 걸어도 괜찮은 걸까?
배우 유선은 바쁜 연말 일정에도 “청년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내레이터로 나섰다. 다큐 속 젊은이들을 보며 “지역의 한계가 느껴지지 않았다. 서울의 젊은이들만 치열한 게 아니었다. 모든 청년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보는 내내 가슴이 뜨겁더라, 시청자분들도 청년들처럼 활기찬 기운으로 내년을 맞으시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지역소멸 위기 속에, 태어나 자란 홈그라운드에서 꿈을 이뤄가는 청년들의 도전, 성공 스토리를 담은 ‘My Home Ground – 청년, 꿈을 심다’는 2024년 12월 21일 저녁 8시 10분 KBS1에서 방송된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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