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지적장애인 40년 보살폈다더니”…농장주 ‘급여 횡령’ 혐의 송치
[KBS 청주] [앵커]
충주에서 오갈 데 없는 지적 장애인을 40년 동안 돌봤다는 한 농장주 부자가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자가 장애인 연금과 생계 급여 등을 가로챘다고 판단했는데요.
어떤 사건인지 현장 K, 먼저 송국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주의 한 농가에서 40년 가까이 지냈던 지적 장애인, 60대 A 씨입니다.
해당 농가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묻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피해 장애인/음성변조 : "고추도 이식해서 심고, 또 파도 심고, 감자고 심고…."]
농가에서 일할 때 불편을 겪었던 일도 서툰 몸짓으로 표현합니다.
["발로 걷어찼어요. 머리도 많이 맞고…. (왜요?) 모르죠, 뭐."]
A 씨는 현재 경남 양산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관할 행정복지센터의 도움으로 충주의 농가에서 분리 조치됐습니다.
A 씨의 노동력 착취 피해를 의심하는 신고가 장애인 기관에 접수돼 경찰 수사로 이어진 겁니다.
2001년부터 20년 넘게 A 씨 계좌에 들어온 기초생계와 주거급여, 장애인 연금과 수당은 1억 6천여만 원.
경찰은 해당 농장주가 장애인인 A 씨의 '급여 관리자'로 지자체에 등록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의 계좌에서 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의 카드 내역을 조사해, A 씨가 쓰지 않은 수입차 수리비나 주유비 등을 특정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80대 농장주와 50대 아들이 A 씨의 계좌에서 3천 백여만 원을 횡령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과거 부모가 없던 A 씨를 오래전부터 보살피면서 생활비 충당이 어려워 쓴 돈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지자체가 사용처도 확인했다면서 횡령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농장주 아들/음성변조 : "아버지가 보호자로 되어 있고, 카드 나온 것을 면(행정복지센터)에서도 다 쓰라고…. 일부러 쓴 것도 아니고 최대한 알뜰하게 해서 걔 통장에 3,900만 원이라는 돈을 모아 놨잖아요."]
경찰은 해당 농장주와 아들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준사기와 장애인복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영상편집:오진석
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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