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죽을 만큼 힘들어, 정신과 진료 받고 있다” 폭언·욕설·협박에 시달린 KPGA 직원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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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고 두려웠다. 심리치료도 받고 있다."
수개월 간 '폭언·욕설·협박·강요' 등에 시달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직원 A씨 얘기다.
KPGA의 고위 임원이 사무국 직원에게 지속적인 욕설·폭언·협박·강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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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직원, 고통과 두려움 속에 업무
KPGA 재발 방지 나서야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고 두려웠다. 심리치료도 받고 있다.”
전화기 너머 음성이 떨렸다. 조심스럽게 털어놨지만 잔뜩 겁을 먹은 목소리다. 수개월 간 ‘폭언·욕설·협박·강요’ 등에 시달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직원 A씨 얘기다. A씨는 참고 버티다, 두려움을 넘어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자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다.
KPGA의 고위 임원이 사무국 직원에게 지속적인 욕설·폭언·협박·강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직장 내 괴롭힘’ 심각성이 사회적 문제로 조명 받는 상황에서 이 같은 논란이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보인다.
KPGA 노동조합은 19일 “임원 B씨가 피해직원 A씨를 상대로 극심한 욕설과 폭언, 막말 등을 일삼았다. 피해직원의 아내와 자녀, 부모 등 가족까지 모욕했다”며 “또 자신의 거주지 인근으로 불러내 살해 협박을 일삼았고, 업무적 실수를 약점 삼아 사직 각서 제출, 연차 사용 등을 강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요한 각서를 근거로 퇴사를 강요하는 등 괴롭힘을 넘어 범죄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A씨는 KPGA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 2022년에는 ‘KPGA 우수사원상’을 수상했을 정도 모범적이었다. 임원 B씨는 평소에도 욕설·폭언이 잦았지만 8월 이후 A씨에 대한 가혹행위가 극심한 수준에 이르렀다.
A는 19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정말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 일상이 된 폭언과 욕설에 버티고 버텼는데 진짜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히 두렵기도 했다. 무서웠다. 더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용기를 내 신고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A가 보내준 녹음 파일에는 임원 B의 폭언·욕설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파일에서 B는 “내가 니 상사야 이 XX야! 남이 아니야, 이 XX XX야 알았냐? 이 XX X까는 소리를 하고 있어. 너는 X 같은 XX야. 이것도 다 해서 찔러”라는 등 수차례 욕설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A는 11월18일 이 사실을 협회에 알렸고, KPGA는 B와 A를 분리 조치했다. 그래도 달라진 것은 없다. B의 사과조차 들을 수 없었다.
피해자 A는 “회사에 신고한지 한 달이 됐다. 내부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인데 명확하게 나오는 얘기가 없다”며 “2차적으로 내게 비난을 하거나 2차 가해도 당한 부분이 있어서 법률 검토를 받아 추가적으로 사법기관에 신고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리치료도 받고 있다. 너무 힘들어서 병원을 찾게 됐다”며 “협박, 모욕, 강요 등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고 했다.
골프는 대표적인 ‘매너 스포츠’다. 상호존중과 신뢰가 바탕이란 얘기다. 하물며 프로 골퍼들이 만든 KPGA는 타의 모범이 돼도 부족할 판인데, 이처럼 비상식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KPGA는 명확한 사실 관계를 따져 엄중처벌을 내려야 한다. 아울러 재발 방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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