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 '젠더갈등', 男·女간 차이보다 '이것'에 좌우됐다
남녀 간 젠더갈등 심각성 인식 비슷…사회적 이슈 따라 시기별로 급변
지역 간 인구불균형, 저출생보다 인구이동 쏠림 현상이 문제
"GPT로 대체되는 일자리보다 보완되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 전망도
마약 범죄 단속 2.8배 급증…10대 마약사범 비중 3년만에 3배 넘게 늘어
미혼자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2020년 기준 40대 미혼자 비율이 20년 전보다 남성은 6.7배, 여성은 5.7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치적 이슈로도 부각된 청년세대의 이른바 '젠더 갈등'의 경우 남녀 간의 차이보다 시기별로 인식이 급변해 사회적 이슈에 따라 여론이 크게 바뀌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 상반기 기준, AI(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가운데 GPT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보다 보완가능한 일자리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40대 미혼자 비율, 20년 전보다 남성 6.7배, 여성 5.7배 증가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4'에 따르면 2020년 40대 인구 중 미혼자 비율은 남성 23.6%, 여성 11.9%에 달했다. 이는 2000년과 비교해 각각 6.7배, 5.7배 증가한 결과로, 2000년 이후 미혼자 비율이 2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한데다 혼인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남성은 미혼자가 유배우자보다 대졸자 비율과 고용률이 낮은 반면, 여성의 경우 미혼자의 대졸자 비율과 고용률이 더 높아서 여성의 남성에 대한 이른바 '상향혼' 풍조 등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19~34세 미혼자는 유배우자에 비해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낮고, 비전통적인 가족 형성 및 가사분담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미혼자 중에서도 20대에서 40대로 올수록 결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해 40대의 결혼에 대한 긍정비율은 유배우자보다 평균(2008~2023년)보다 약 27%p나 낮았다.
비혼동거와 비혼출산에 대한 태도는 20~30대에는 미혼자와 유배우자 간 차이가 크지 않지만, 40대에 접어들면 미혼자가 유배우자보다 더 긍정적이었다. 한편 결혼의향이 있는 미혼자는 결혼의향이 없는 미혼자에 비해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높았다.
젠더갈등, 청년세대 내 남녀 차이보다 시기별 차이가 훨씬 더 커
지난해 20~30대 청년세대의 40% 이상은 우리 사회에서 남자와 여자 간의 갈등, 즉 젠더갈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다.
다만 갈등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남녀가 큰 차이 없이 꾸준히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오히려 사회적 이슈에 따라 시기별로 인식 차이가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남녀 간 갈등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2018년과 2019년에 높았는데, 연구를 진행한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박선경 교수는 "2018년의 미투운동과 2019년 N번방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 사건 등 민감하고 첨예한 사건들에 따른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20대 여성의 경우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5년 44.6%로 가장 낮았지만, 2016년 58.5%로 13.9%p나 치솟았다.
지역 간 인구불균형, 저출생 아닌 지역간 인구이동이 범인
저출생 고령화로 지역 소멸 위기가 닥쳤다고 하지만, 2000년 이후 지역 간 인구불균형은 출생보다도 지역간 인구이동이 더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2000년대 들어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전체 인구에서 수도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경 50.7%로 절반을 넘어선 바 있다. 또 020년 인천을 제외한 모든 광역시 인구가 5년 전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통계청은 지난해 기준 (초)저출생 현상은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적 문제'라고 강조하고, 특히 2000년 이후 합계출산율 감소 현상은 수도권에서 오히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인구는 증가했지만, 평균 출생아 수는 수도권에서 더 빨리 감소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지역 간 인구불균형은 지역 간 인구이동, 특히 비수도권으로부터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핵심 요인이라고 지목됐다.
실제로 2000년과 2010년, 그리고 지난해 모두 각 시·군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입이 이뤄졌고, 비수도권은 지난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순유출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준 전입이 더 많은 시도는 인천(+1.1%), 충남(+0.7%), 세종(+0.4%), 경기(+0.3%), 충북(+0.2%)로,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권 뿐이었다.
이처럼 이동하는 이들 중 20~30대 이동자가 44.9%로 절반에 가까웠는데, 연령대별로 이동 특징과 목적지가 달랐다. 예를 들어 20~24세에는 대학 진학 등 학업의 이유로 수도권, 부산, 대전으로 순유입됐고, 25~29세에는 학업에서 직업으로 이행되면서 수도권, 세종, 충북, 충남으로 순유입됐다.
30~34세에 접어들면 혼인과 출산을 준비하기 위한 주택 문제 등으로 집값이 비싼 서울에서는 순유출로, 전남은 순유입으로 바뀐다. 또 35~39세는 직장, 주거부터 출산, 육아, 자녀교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서울에서는 대규모로 순유출이 일어나는 반면 다른 시도는 순유입으로 바뀌거나 순유출하더라도 규모가 완화됐다.
GPT 보완 가능한 일자리가 대체 가능한 일자리보다 많아
최근 IT업계 최대 이슈인 AI와 관련, 보완 가능한 일자리(16.0%)가 대체 가능한 일자리(9.8%) 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 전병유 교수는 기술과 직업 능력 간의 관련성을 토대로 'AI 노출도' 및 'GPT 노출도' 지표를 작성한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 영향도가 높은 직업, 즉 인공지능 관련 능력에 특화돼 AI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직업(AI 노출도 상위 25%)에 종사하는 비율이 사무직은 100%에 달했고, 관리직도 65.1%나 됐다. AI 노출도 상위 10개 직업에는 주로 관리자 직업이 포함되어 있고, 하위 10개 직업에는 농림어업직이나 단순직 등이었다.
여성(30.9%)이 남성(23.8%)보다 상대적으로 높았고, 연령별로는 30~44세(37.8%) 및 29세 이하(31.0%)에서 AI 관련 직업 종사자가 많았다.
이 가운데 GPT 노출도 상위 10개 직업은 주로 사무원, 판매업이 많았고, 하위 10개 직업에는 식품 및 건설 관련 단순종사직이 많이 포함됐다.
한편 ILO(국제노동기구)가 제시한 인공지능이 직업에 미치는 영향을 유형화하는 기준에 따르면 보완 가능한 일자리는 454만여 개(16.0%)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277만여 개, 9.8%)보다 더 많았다.
마약사범 2.8배, 공급사범 3.6배 급증…약물 사망자도 2.2배 늘어
지난해 마약류 범죄로 단속된 인원은 2만 7611명으로 10년간 2.8배나 증가했다. 또 마약류 공급 사범은 1만 2226명으로 같은 기간 3.6배나 증가해 증가폭이 더 컸다.
이 가운데 인터넷, SNS 등 온라인 판매광고를 이용하는 신종 수법의 경우 최근 5년(2018~2022년) 총 455명이 단속됐다.
특히 10~20대 마약류 사범이 빠르게 증가해서 20대 마약사범은 2021년 처음 30%를 넘겨서 지난해 30.3%나 됐고, 10대의 경우 2020년 1.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3%를 차지했다.
약물로 인한 사망자는 2012년 255명에서 2021년 559명으로 10년간 2.2배 증가했다. 이 중 졸피뎀 등 수면제,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와 같은 의료용 마약류로 인한 사망자 수는 같은 기간 44명에서 169명으로 3.8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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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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