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족 자녀와 ‘윈윈’하려면…사교육비·노후자금, 비슷한 비율로 배분

박아영 기자 2024. 12.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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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정신적으로 자립심이 부족해 부모에게 의존하는 청년층을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캥거루족 자녀들은 성인이 되고 나서도 부모와 주거를 함께하며 용돈이나 교육 지원 등을 받는다.

◆자녀 사교육비 과도하지 않아야=캥거루족 부모는 자녀에 대한 기대감이 큰 편이라 자녀가 한창 사교육을 받을 10∼20대일 때부터 아낌없이 투자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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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결혼연령 지연 등 영향
청년 10명 중 7명 “독립 못해”
생애주기 필요비용 구분 저축
교육비 지출 소득 10%이내로

경제적·정신적으로 자립심이 부족해 부모에게 의존하는 청년층을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어린 새끼를 주머니에 두고 애지중지 키우는 캥거루의 모습에 빗댄 말이다. 캥거루족 자녀들은 성인이 되고 나서도 부모와 주거를 함께하며 용돈이나 교육 지원 등을 받는다. 이는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이 심각해지고, 늦어지는 결혼 연령과 비혼주의 확산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캥거루족 증가세는 청년층을 빈곤의 굴레로 빠뜨릴 수 있고, 부모세대의 노후 대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국내 청년 6∼7명은 부모 품 못 벗어나=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이 올해 발표한 ‘청년패널조사로 본 2030 캥거루족의 현황과 특징’ 논문에 따르면 국내 25∼34세 청년 중 캥거루족 비율은 2020년 기준 66.0%에 달했다. 청년 10명 중 6∼7명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한다는 뜻이다. 캥거루족 청년 비율은 2012년 62.8%, 2016년 65.4%, 2020년 66.0% 등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다. 이 가운데 30∼34세 캥거루족은 2012년 45.9%, 2016년 49.8%, 2020년 53.1%로 상승폭이 더 컸다. 황 부연구위원은 “이들 상당수는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보니 부모세대의 노후 대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녀 사교육비 과도하지 않아야=캥거루족 부모는 자녀에 대한 기대감이 큰 편이라 자녀가 한창 사교육을 받을 10∼20대일 때부터 아낌없이 투자하는 편이다. 이때 사교육비 부담과 노후 준비 간 균형을 미리 맞추지 않으면 은퇴 후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올해 2분기 가계금융동향 조사를 보면 가구주의 연령대별 월평균 교육비는 30대가 19만9000원, 40대가 65만7000원, 50대가 29만8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녀 교육에 가장 많은 비용을 쏟는 40대 시기는 본인의 노후 준비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때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40∼50대 부모들이 자녀 교육비에 과도한 지출을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길어진 노후 생활을 대비해 자녀보다 본인과 배우자를 위한 재산 활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노후 생활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는 가운데 부모들은 자녀 지원에 앞서 자신의 노후를 주체적으로 준비하려는 인식을 세워야 한다.

◆자녀 지원과 노후 준비 균형 잡으려면=NH100세시대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자녀 지원과 노후 준비의 균형을 찾기 위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사교육비 전용 통장을 별도로 만들고, ‘결혼-주택 마련-자녀 지원-노후 준비’ 등 각 생애주기에 필요한 비용을 미리 구분해 저축하는 것이다. 이때 각 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통장을 분리하는 편이 좋다. 아울러 자녀 교육비 지출은 소득의 10%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장한다. 교육비에서도 지출 우선순위를 정하고 자녀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중심으로 예산을 배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능하다면 교육비와 노후자금 저축을 비슷한 비율로 설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 한쪽을 단순히 줄일 것이 아니라 모두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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