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돌아오고 싶댔는데" 왜 돌아섰지…'굿바이 하트' NC 눈물의 3년 연속 에이스 유출

김민경 2024. 12. 1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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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으로 들어서는 카일 하트의 모습. 인천공항=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3.05/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국내에서 시즌 마치고 미국에 가기 전에 면담했을 때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분명 한국에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었는데."

NC 다이노스가 3년 연속 외국인 에이스 유출에 아쉬운 눈물을 삼켜야 했다. 2022년 시즌 뒤 드류 루친스키(36)를 미국 메이저리그로 보낸 것을 시작으로 에릭 페디(31,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카일 하트(32)까지 3년 연속 선수들의 미국 복귀 의사를 꺾을 수 없었다. NC는 18일 새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27)과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 계약을 발표하면서 하트와 결별에 못을 박았다.

세 선수 모두 KBO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로 군림했기에 NC로선 더더욱 뼈아팠다. 루친스키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732⅔이닝을 책임지면서 53승을 거둔 효자 외국인이기도 했다. 루친스키가 미국 도전을 선언하면서 지난 시즌 새로 영입한 페디는 누구보다 화려한 1년을 보냈다. 30경기에서 20승6패, 180⅓이닝,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으로 맹활약하면서 정규시즌 MVP와 투수 골든글러브를 싹쓸이했다. 당연히 페디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큰 관심을 받았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하면서 한국을 떠났다. 하트는 올해 페디에 이어 1선발 임무를 톡톡히 해내면서 26경기, 13승3패, 157이닝, 182탈삼진,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면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트가 처음부터 미국 복귀를 고려한 것은 아니었다. 임선남 NC 단장은 "하트가 국내에서 시즌을 마치고 미국 가기 전에 면담을 했다. 그때는 분명 한국에 돌아오고 싶고, 또 다이노스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우리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미국에 간 이후 하트 측의 온도가 달라졌다. 임 단장은 "미국에 돌아간 다음에 팬그래프라든지 여러 미국 사이트와 언론에서 하트의 메이저리그 복귀가 가능하고, 3년 계약이 될 것 같다면서 예상 금액까지 나오니 갑자기 선수의 기대감이 올라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후로 우리와 대화에 소극적으로 변했다"고 이야기했다.

하트는 현재 구체적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했다는 소식이 들리진 않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복수 구단의 관심은 받았다는 후문이다. 올해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29)과 투수 브랜든 와델(30)이 17일 동시에 뉴욕 메츠와 계약한 소식이 들린 만큼 하트도 충분히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시점이긴 하다. 제러드는 메이저리그 스플릿 계약, 브랜든은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아주 좋은 대우를 받진 못했으나 어쨌든 메이저리그 복귀 발판 마련에는 성공했다.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5차전. NC 페디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1.5/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NC 루친스키가 숨을 고르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7.02/

임 단장은 "하트가 메이저리그 구단 오퍼를 받았는지는 우리로선 불분명하다. 윈터미팅에서 여러 구단을 만났다는 정도만 확인이 된 상황이다. 어쨌든 이런 분위기에서 계속 선수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타진하겠다는 입장이라 우리도 아쉽지만 선수의 생각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C는 해마다 좋은 외국인 투수 선구안을 자랑하고 있으나 1년 단위로 반복되는 유출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임 단장은 "사실 부담이 많이 된다. 지금까지는 계속 다행히 새로 온 선수들이 잘해 주고 있지만, 매년 골든글러브를 탄 선수를 대체한다는 것은 사실 너무 힘든 일이라 부담이 많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미국에 못 가게 적당히 하길 바랄 수는 없기 때문에 연말에 고민하더라도 일단 또 새로운 선수들이 앞에 선수들만큼 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NC는 올해 좌완 로건과 우완 라일리 톰슨(28)으로 원투펀치를 새로 꾸렸다. 외국인 타자는 올해 46홈런으로 타이틀홀더를 차지한 맷 데이비슨(33)과 150만 달러(약 21억원)에 재계약했다.

하트를 대체할 새 에이스는 로건이 맡을 전망이다. 로건은 2015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8라운드 지명받으며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활약했다. 로건은 메이저리그 45경기(선발 15경기) 5승11패, 124⅓이닝,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91경기(선발 134경기) 45승35패, 740⅔이닝,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라일리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시카고 컵스 유망주 출신 선수라 로건에게 더 무게감이 실린다.

임 단장은 "로건이 좌완인데, 구속 면에서 하트와 비슷하다. 또 매우 다양한 구종(스플리터, 커브, 스위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제구력이 괜찮아서 거의 던지는 모든 구종을 다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는 그런 선수다. 다양한 방법으로 타자와 승부할 수 있는 선수로 보고 있다"며 NC 에이스 계보를 잘 이어 가길 바랐다.

NC 로건.사진제공=NC다이노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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