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흑연 생산업체 "中흑연에 920% 관세 부과해야"…LG·SK 영향 받나
트럼프 1기행정부부터 중국산 흑연에 25% 관세 부과
테슬라 등 "대안제품 찾기 어렵다"며 면제 신청
트럼프 인수팀 "전기차 보조금 철회하고 배터리 핵심광물 확보해야"
美 생산공장 둔 LG엔솔·SK온 영향 불가피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흑연생산업체를 대표하는 ‘미국 활성양극재 생산업체’(American Active Anode Material Producers)는 국제무역위원회 등 두 연방기관에 중국기업이 반덤핑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미국 활성양극재 생산업체의 대변인인 에릭 올슨은 “이 산업은 중국의 악의적 무역관행으로 질식할 위기에 처해있다”며 “중국이 가는 길에 몇 가지 장애물을 두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이 산업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흑연연합의 의뢰로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은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고급 흑연 시장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2023년 9만 1000톤이 넘는 흑연을 수입했는데 그 중 7만톤이 중국산이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반덤핑 의뢰는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흑연 생산 공장을 두고 있으며 이를 확장할 계획인 호주 상장기업 노보닉스가 이끄는 국내 흑연생산업체와 테슬라와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합성 흑연을 만들기 위한 생산업체와 중국산 흑연을 저렴하게 들여와 생산비용을 낮추려는 미국 전기차·전기차 부품 생산업체의 갈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합성 흑연을 포함해 중국산 흑연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테슬라는 2019년부터 중국산 흑연에 대한 관세 면제를 반복적으로 신청해 이를 얻어냈다. 테슬라는 올해 2월에도 테슬라의 상향과 추가 용량 요건을 충족하는 중국 외 제조업체를 찾을 수 없었다며 관세 면제를 다시 신청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관세 면제 연장을 거부했고, 이로 인해 테슬라 역시 중국산 흑연제품에 25% 관세가 부과된 상태다.
LG엔솔과 SK온 역시 별도로 제출한 의견서에서 중국 외 업체에서 안정적인 흑연을 공급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만약 920%의 막대한 징벌적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비용을 최대 2배까지 늘릴 수 있다. 가이드하우스 인사이츠의 분석가인 샘 아부엘사미드에 따르면 흑연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비용에서 약 10%를 차지한다. 이는 이미 중국보다 최소 20%는 비싼 미국 배터리 생산비용을 크게 올릴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최대 후원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흑연에 대한 징벌적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국산 흑연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시작한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이며 트럼프 당선자는 전기차 산업에 대해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배터리와 핵심 광물 등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수입을 제한할 것이란 보도도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1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트럼프 정권인수팀이 작성한 문서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문서는 충전소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모두 철회하고 그 자금은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 확보와 국가 방위 공급망과 중요 인프라를 지원하는데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이 흑연을 경제적 보복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이같은 목소리가 더욱 힘을 받을 수도 있다. 이달 초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추가 규제에 맞서, 갈륨·게르마늄·안티몬·흑연에 대한 미국 수출을 제한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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