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코스닥 상장 예정… 자체 브랜드로 세계시장 도전
전도성 섬유 국산화로 시장 개척… 브랜드 출시 앞두고 신공장 준공
애플 등에 스마트폰 부품 수출… 2017년 자동차 산업 진출하며
도요타-테슬라 등과 협력 확대… 드론 산업서도 기술 경쟁력 확보
특히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무(無)전해 도금 방식의 ‘전도성 블랙 폴리우레탄 폼’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는 IT 소재 분야 종주국으로 불리던 일본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세계시장 1위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전도성 섬유는 컴퓨터 부품 소재와 휴대폰 등 산업용은 물론 건축용 내장재, 의료기기 등 전자파가 발생하는 모든 영역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실제로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올해 7월 미국에서 개최된 ‘EMC+SIPI 전시회’에서 글로벌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 슬로바키아, 룩셈부르크, 멕시코, 중국 등 글로벌 마켓으로 수출이 진행되고 있으며 도요타와 닛산 등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10여 개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과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기반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3개 공장을 운영 중이며 150억 원을 투자해 건설되는 제4공장은 자동차 센서용 소재와 전도성 원단 생산을 전담하게 된다. 신공장은 이달 준공해 내년 상반기에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중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 발전 과정에서 기초 기술력 확보가 다소 미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진일렉트론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래 산업 진출도 활발하다. 전도성 섬유 기술은 드론 산업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드론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아진일렉트론의 기술력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도 성과가 날 전망이다. 올해 3월에는 경상대 항공핵심기술 선도연구센터의 ERC 참여 기업으로 선정돼 7차 연도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4월에는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 수출지향형 과제 수행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27년 3월까지 진행된다.
최근에는 친환경 국제 인증인 RCS(재활용 원료 함량 기준)를 취득하며 환경친화적 기업으로서의 면모도 갖춰 나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 복지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동종 업계에서 높은 수준의 급여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10년 전부터 기숙사도 제공하고 있다. 2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50명이 넘는다는 점은 이 회사의 큰 자산이다. 최근에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도 채용하고 있으며 이들 역시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자체 브랜드 출시다. 3년 내 자체 브랜드로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순 주문 생산이 아닌 자체 브랜드 보유로 진정한 제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아진일렉트론 최철수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도 순항 중”이라며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각종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며 제품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26일에는 직원들과 그 가족, 거래처 관계자들을 초청해 ‘송년의 밤’ 행사도 개최한다. 한 해 동안의 성과를 자축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조 기업으로 퀀텀 점프하는 게 목표”
[인터뷰] 최철수 ㈜아진일렉트론 대표
기능한국인 제117호인 최철수 대표(사진)는 전도성 섬유의 가능성을 일찍이 발견했다. 직장 생활에서 익힌 화학 원리와 도금 기술로 독자적인 전도성 섬유를 개발하며 시장을 개척해왔다. 고가 수입품이었던 전도성 섬유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고 생산 설비까지 자체 개발하며 기술 자립을 이뤄냈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이 엄청나지만 아직 기초 기술이 부족한 것 같다. 우리는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미래 산업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우리 기술은 드론에도 적용할 수 있다. 드론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산업이지만 국내는 각종 규제로 연구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하늘길 규제가 심한데 세계적 흐름을 고려하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최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지금까지 직원들 급여는 반드시 제날짜에 정산해 준 것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며 올해 송년회도 롯데호텔 부산에서 준비하고 있는데 직원과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026년 코스닥 상장도 직원들을 위한 결정이라며 상장을 통해 자사주를 직원들에게 배분하고 더 나은 복지 체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2025년 상반기에 신공장이 가동되면 매출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늘 ‘성실’을 강조한다. 7년째 경영 수업 중인 아들에게도, 직원들에게도 항상 같은 말을 전한다. “성실한 자세로 임하면 못할 것이 없다. 우리 회사가 이만큼 성장한 것도 모든 임직원이 힘을 모아 성실하게 일해준 덕분이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최 대표의 눈빛이 더욱 빛났다. “3년 내 자체 브랜드로 세계시장에 도전하려 한다. K-문화가 좋은 이미지를 가진 만큼 우리 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진정한 글로벌 제조 기업으로 퀀텀 점프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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