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진·명태균·천공 같은 인물들이 정권 주변에
이력과 정체가 불분명한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 주변에서 활동하며 각종 이권·공천에 관여하거나 범죄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건진 법사’로 알려진 전모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출마 희망자들에게 1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라고 한다.
전씨는 윤석열 대선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고,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고문으로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대선 도전을 조언했고 스스로 국사(國師)가 될 인물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한 윤 후보를 안내하며 등과 어깨에 손을 얹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후엔 전씨와 교류가 없었다고 했지만 전씨가 공천·이권에 개입한다는 의혹은 계속돼 왔다.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명태균씨가 “건진 법사가 공천 줬다더라”고 말한 통화 녹취록도 공개됐다.
역술인 천공을 두고도 무속 논란이 컸다. 윤 대통령이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대선 토론회에 나온 것이 그의 조언에 따른 것이란 주장 때문이었다. “천공이 대통령 관저 결정에 관여하고, 외교와 국정에도 개입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천공의 관저 방문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 부부 주변에 있으니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정치 브로커 명씨와도 수시로 통화하거나 만났다. 윤 대통령은 당직도 공직도 없는 명씨에게 공천 관련 대화를 나누며 “(공천) 좀 해주라 그랬는데 당에서 말이 많네”라고 했다. 김 여사는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명씨는 “총리를 천거했고 대선 단일화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내가 감옥 가면 한 달 안에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협박도 했다. 그래도 대통령실은 제대로 해명을 못 했다.
이뿐 아니다. 김 여사는 목사라며 접근한 친북 인사와 만나 명품 가방을 받았다. 인터넷 매체 기자와 통화한 7시간 녹취 내용이 그대로 보도됐다. 이 기자를 사무실로 초청해 손금을 봐주고 민망한 얘기를 주고받은 영상도 공개됐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팬클럽 인사에게 보냈고 대통령 대외비 일정도 외부로 유출됐다. 대통령 부부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자랑하듯 보여주는 유튜버와 평론가 등도 많다. 비상식적 모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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