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응급실 정상화 기다리며 애타는 시민들… "하루하루 걱정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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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와중에도 당장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먼저 걱정되더라고요. 의정 갈등에 언제까지 마음을 졸여야 하나요."
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타 진료과 교수들이 지원하는 형식으로 응급실을 24시간 가동하려고 논의 중"이라면서도 "교수들이 외래진료와 응급실 지원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일반 회사에서 근무 조정하듯 빠르게 일정을 조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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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에 의정 갈등 평행선… 환자 거부 여전
시민들 불안감 절정… "갑자기 아프면 어떡하냐"
"아픈 와중에도 당장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먼저 걱정되더라고요. 의정 갈등에 언제까지 마음을 졸여야 하나요."
18일 오후 1시 40분쯤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에서는 아파트 방화문에 한쪽 손이 끼어 일부 손가락 살점이 파인 7세 여아가 급히 병원을 찾으며 잠시 소란이 일었다. 의료진이 환부를 살피기 위해 응급처치한 거즈를 들춰내자 아이는 그동안 꾹 참아 왔던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세종에서 유일한 지역응급의료센터인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14명의 환자가 내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예기치 못한 사고와 갑작스런 이상 증세에 응급실을 찾은 이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정 갈등에 혹여나 진료를 거부당하는 게 아닐까 마음을 졸였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응급실 수납창구엔 모든 내원객이 볼 수 있도록 '일반진료는 제한 또는 3시간 이상 지연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곳곳에 비치돼 있었다.
본래 15명의 의사가 함께 일하던 응급의료센터에서 올해만 8명이 관두고 현재 7명으로만 운영하면서 극심한 인력 난을 겪는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응급실이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문을 닫는다는 점이다.
전문의 4명이 한꺼번에 사직한 지난 9월 1일 이후 현재까지 100일이 넘도록 세종충남대병원은 야간 응급실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타 진료과 교수들이 지원하는 형식으로 응급실을 24시간 가동하려고 논의 중"이라면서도 "교수들이 외래진료와 응급실 지원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일반 회사에서 근무 조정하듯 빠르게 일정을 조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충청권 병원의 사정도 비슷하다.
충북 유일의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인 충북대병원도 지난 10월 2일부터 수요일마다 성인 응급실 야간 진료를 중지하고 있다.
의정 갈등 이전에는 전문의와 전공의 등 20여 명의 의료진이 근무했으나 현재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어 24시간 운영 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연중무휴로 응급실 불을 켜고 있는 병원일지라도 진료 체계가 정상적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이날 대전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응급실에선 환자의 병세를 중증과 경증으로 분류해 경증 환자를 돌려보냈다.
2차 의료기관인 대전성모병원도 같은 날 일부 진료과에서 환자를 받을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안내했다.
진료를 거부당한 A 씨는 "숨쉬는 게 불편해서 응급실을 찾았는데 호흡기내과에서 환자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다른 병원을 간대도 진료받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어쩌면 좋으냐"고 하소연했다.
설상가상 의료 대란을 해소해야 할 정치권이 탄핵 정국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조속한 응급실 정상화를 기대했던 시민들은 불안감이 절정에 이르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세종에 거주하는 김모(32) 씨는 "대전으로 이동하는 데만 차 타고 30분 이상 걸리는데 한밤중 갑자기 아프면 어떡하나 시시때때로 걱정한다"며 "서울에 사는 부모님도 전화할 때마다 '아프더라도 지금은 아니다'라고 신신당부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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