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천장 부딪힌 李, 탄핵민심 흡수못해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4. 12. 18. 18: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계엄후 민주당 인기 치솟는데
정작 개인 지지율은 못미쳐
신뢰도 조사서 '李불신' 51%
중도 외연확장 노력 효과못봐
與대권잠룡 일제히 李때리기
오세훈 "상왕 놀이에 심취해"
홍준표는 조기대선 출마시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내년 봄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만 이 대표에 대한 선호도가 민주당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거나, 이 대표를 불신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기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당내 일각에선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계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18일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48.0%로 1위에 올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8%로 2위였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7%,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각각 5.7%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대표 개인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벌인 차기 대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37%를 기록했다. 2위의 한 전 대표(7%)와 격차는 컸지만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5%에 육박한 점이 눈에 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완성될 가능성이 큰데도 이 대표가 '정치적 특수'를 살리지 못하고 외연 확장에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탄핵에 적극 찬성했던 중도층 민심이 이 대표 개인에게 흘러가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12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신뢰도는 41%로 불신(51%) 의견보다 낮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심 중에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정말 잘못했지만, 이 대표를 지지하기는 꺼려진다'는 여론이 분명히 있다"며 "공천권을 행사하는 과정과 사법 리스크 등을 이유로 형성된 이미지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이 대표의 행보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핵 국면에서 국정 운영을 주도하기 위해 과도한 입법 공세를 펼치면 독단적 이미지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탄핵 국면에서 이 대표가 재판 지연 전략을 이어가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도 이 틈새를 적극 공략하는 분위기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이 대표는 전형적인 재판 지연 수법을 사용 중"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재판이 먼저 선고되는 것이 원칙이고 그렇게 진행돼야 여야 균형이 맞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도 외곽에서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계엄에는 반대하지만 '대통령 이재명'도 수용할 수 없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국민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대통령이 된 듯 '상왕 놀이'에 심취한 이재명 한 명의 존재가 한국 경제와 정치의 최대 리스크"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설마 국민이 범죄자, 난동범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느냐"며 "국민이 (민주당에) 이미 두 번이나 속아봤기 때문에 세 번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또 홍 시장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당에는 아직 오 시장도 있고 나도 있으니 충분히 대선 치를 능력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박근혜 탄핵 때 '탄핵 대선'을 치러봤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다"고 조기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결정에 이어 19일에는 상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직접 사회를 맡는다. 앞서 민주당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논란이 일자 토론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토론회에는 경영진 측 토론자로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과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등이 참석한다.

한편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 응답률 4.7%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4.4%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5.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형민 기자 / 정석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