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꽃] 맞춤형 유아차 타고 세상을 향해 “바꿀 수 있다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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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민정(가명·6)이 몸무게가 9㎏이었는데, 지금은 15.4㎏까지 늘었어요."
민정이 몸무게를 소수점 한자리까지 말하는 아빠 유정훈(가명·42)씨 목소리에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기대수명이 11살인 민정이를 보며 유씨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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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앓는 민정이
대한적십자사와 함께한 캠페인서 3900여만원 모여
민정에 맞춘 등받이·발 받침대 갖춘 유아차 제작

“2월 민정(가명·6)이 몸무게가 9㎏이었는데, 지금은 15.4㎏까지 늘었어요.”
민정이 몸무게를 소수점 한자리까지 말하는 아빠 유정훈(가명·42)씨 목소리에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지난 3월 대한적십자사와 함께한 한겨레 나눔꽃 캠페인에 소개된 민정이는 태어날 때 670g 초미숙아였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위가 파열되면서 뇌출혈로 1급 뇌병변 장애를 얻었고, 뇌병변 장애 가운데 증상이 가장 심한 희소 난치병인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까지 발병했다. 입으로 씹을 수 없는 민정이 몸무게는 뱃속에 위루관을 삽입한 뒤에도 좀처럼 늘지 않았다. 수술과 치료 비용으로 수억 원이 들어 빚만 남은 유씨 가족에겐 유동식을 충분히 사둘 여유가 없었던 탓이다.
민정이 사연이 전해지며 시민 729명한테서 3960만170원이 모였다. 유씨는 가장 먼저 유동식을 전보다 하루 1캔 더 살 수 있게 됐다. “유동식 가격도 너무 부담되니 하루 3∼4캔밖에 못 먹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민정이가 더 먹고 싶어 하면 5캔까지 먹일 수도 있습니다. 아빠랑 엄마가 민정이한테 해줄 수 있는 범위가 늘었어요.” 한 달에 5∼7번 인천 남동구에서 서울 병원까지 오가며 받는 재활치료도 빠지지 않고 다닐 수 있게 됐다.
후원금으로 민정이가 집 밖 세상을 보는 일도 늘었다. 친척이 쓰던 바구니 형태 유모차가 있었지만, 다리가 꺾여 있는 민정이 몸과 맞지 않아 외출용으로 쓸 수 없었다. 민정이가 종일 집 안 침대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나눔꽃 후원으로 유씨는 180만원이 들어 그간 엄두도 못 냈던 ‘맞춤형 유아차’를 장만했다. 민정이 골격에 맞춰 등받이와 발 받침대 등 내부를 특수 제작한 유아차다. 별도 고정 장치가 있어 뇌전증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발작에 대비할 수도 있다.
민정이 삶이 달라지면서 아빠 삶도 달라졌다. 유씨 또한 3년 전 희소병인 모야모야병으로 몸 절반이 마비됐다. 지난해 당뇨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으로 왼쪽 눈 시력까지 거의 잃었다. 기대수명이 11살인 민정이를 보며 유씨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기 직전이었다. “심장이 안 좋아 수술도 받았고, 피부병도 있어 1년 전까지만 해도 내 치료는 포기했었어요. 우울증도 심하게 왔었죠. 그런데 민정이 상태가 좋아지니까, 도저히 나를 포기할 수 없는 거예요.” 거르기 일쑤였던 인슐린 주사도 제때 맞고, 몸무게가 늘어난 민정이를 들어 안기 위해 운동도 시작했다.
걱정거리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민정이는 검사 결과에 따라 꺾인 다리뼈를 교정하기 위해 수술을 받을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유씨 건강이 나빠지면서 아내 혼자 생계를 책임지느라, 수술 비용 마련이 쉽지 않은 건 여전하다.
1년 전이었다면 포기하고 낙담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유씨는 강조했다. “조금씩 모인 후원금으로 민정이와 우리 가족의 삶이 바뀌었잖아요. 앞으로도 바꿀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유씨는 약간의 도움이 모이면 다른 아이들의 삶도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나눔꽃 이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조금의 도움이라도 그게 모이면 민정이처럼 한 아이에게 생명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렵지만 저도 몇만 원이라도 기부하기 시작했어요. 나눔꽃으로 조금씩 도와준 분들이 민정이 건강과 제 마음까지 모두 바꿔준 거예요. 그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요.”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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