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다 죽어"…신뢰의 일본차 어떻길래 2·3·4위 뭉치나

한때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았던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합병 논의에는 완성차 업체의 위기 의식이 반영돼 있다.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격·기술 경쟁력을 모두 갖춘 중국 업체들이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7·8위권인 혼다와 닛산의 입지는 특히 좁아졌다.
판매부진과 실적악화를 거듭하는 사이 대만 폭스콘이 닛산의 경영권을 노린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나선 것도 이번 합병 검토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대로 가다간 생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일본 2·3위 자동차 업체의 손을 잡게 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5% 줄어든 2579억엔(약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과 미국에선 판매량이 다소 늘었지만 글로벌 판매량의 4분의 1 안팎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닛산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85% 감소하는 등 사정이 더 좋지 않았다. 중국 판매량이 12.7% 줄어들며 수익성이 악화해 93억엔(약 87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신뢰와 효율의 상징으로 통했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부진 배경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의 약진이 있다. 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18% 증가한 반면 일본 브랜드 판매량은 12% 줄었다. 혼다·닛산·미쓰비시 등 후발 업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토요타도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차의 점유율이 90%에 달했던 동남아 시장에서도 중국 전기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싱가포르(-18%P), 태국(-12%P), 말레이시아(-4.9%P), 인도네시아(-6.1%P) 등 크게 줄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 협력사로 잘 알려진 대만의 전자기업 폭스콘이 닛산 경영 참여에 관심을 보이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 위기감이 극대화 됐다고 짚었다. 전기차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은 폭스콘이 닛산 인수를 염두에 두고 닛산 출신 임원을 영입하는 등 물밑 작전을 펼쳤다는 것이다.
닛산은 폭스콘의 이 같은 움직임을 감지, 적대적 M&A 방어를 위해 혼다에 구조신호를 보냈다. 닛산 경영권이 폭스콘에 넘어갈 경우 지난 8월 체결한 포괄적 업무 제휴가 무효화 될 것을 우려한 혼다는 닛산의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까지 검토했다.
이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인 에피시모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지난달 닛산 주식 2.5%를 취득하며 5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자 닛산과 혼다는 전격적인 합병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와 닛산의 경영통합 카드는 생존을 건 도약이라고 NHK는 짚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자동차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 차세대 사업에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만큼 현재 두 회사의 경영 여건상 합병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 등이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면서 일본의 후발 입장에선 단독 투자 부담이 크기 때문에 덩치를 키워 최소한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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